내용요약 2028년까지 연간 30만t 이상의 동 원료 필요...인수로 75% 확보
캐터맨의 원료조달-이그니오의 중간재 추출·가공-고려아연의 최종 제품생산 구축
고려아연 /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 / 고려아연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고려아연이 미국의 글로벌 스크랩 메탈 원료 트레이딩 기업인 캐터맨을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신(新)성장동력인 '트로이카 드라이브' 사업의 한 축인 자원순환 밸류체인의 틀이 완성됐다.

고려아연의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 홀딩스(Pedalpoint Holdings)는 지난 1일 미국의 글로벌 스크랩 메탈원료 트레이딩 기업인 ‘캐터맨(Kataman)’ 인수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고려아연은 5500만달러(약 741억원)을 출자해 캐터맨 지분 100%를 인수했다.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인수금액은 올해 기준 상각 전 영업이익(EV/EBITDA)의 10.7배로 일본의 미쓰비시, 이토추 등 글로벌 주요 트레이딩 업체들의 평균인 12.5배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사업 규모 대비 크지 않은 금액으로 인수가 진행돼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캐터맨은 북미, 남미, 아시아, 유럽 내 9개 글로벌 오피스에서 연간 30만t의 동, 알루미늄, 철 위주의 스크랩 원료를 거래하는 트레이딩 기업이다. 캐터맨은 최근 3년간 평균 15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캐터맨은 재활용 업체와 주요 제련소 등 300곳 이상의 스크랩 공급처 네트워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2차 원료시장의 정확한 가격과 시장 정보를 통한 원료 수급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리사이클을 위한 2차 원료 시장이 성장하며 원료나 수급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동 제련을 위한 스크랩 원료가 많은 미국에서 효과적으로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이번 인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전자폐기물 최다 배출국이지만, 재활용률은 15%를 밑돌고 있다. 현재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 강화와 맞물린 환경 규제로 전자폐기물의 재활용률이 크게 상승하면서 관련 시장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고려아연은 동 생산량 증가에 대비해 안정적인 동 원료 확보가 가능해졌다.

고려아연은 2025년 7월 가동 예정인 온산제련소 내 동(구리) 생산설비 증설설비에 13만t의 동 원료가 필요하다. 2028년까지는 추가 동 생산설비 2기가 가동될 예정이여서 연간 30만t 이상의 동 원료 확보가 중요한 시점이다. 이번 인수로 고려아연은 캐터맨을 통해 2030년까지 필요한 연간 동 원료의 75%를 조달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캐터맨은 1차원료에 집중하는 대형 상사와 내수시장 위주로 운영되는 중소 규모 상사와는 달리 스크랩 원료를 글로벌 수준에서 중점적으로 거래하는 차별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 내 주요 전기로 철강 생산업체 모두 자체 상사 조직을 통해 원료를 수급하고 있다. 이에 상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캐터맨 인수를 통해 자체적으로 수급 역량을 확보해 폐기물인 2차 원료 수급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외부 상사의 의존도를 낮춰 지급되는 트레이드 마진을 내재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의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TD)’ 사업 /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의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TD)’ 사업 / 고려아연 제공

이번 인수로 고려아연의 신(新) 성장동력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TD)’의 한 축인 자원순환사업 밸류체인이 구축됐다.

지난 2022년 공표된 TD 사업은 고려아연의 제련 기술력을 활용해 친환경 ‘그린 메탈(Green Metal)’을 목표로 신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2차전지·자원순환 등 3개 사업을 육성한다. 이를 통해 오는 2033년 예상 매출 12.2조원을 달성하고 향후 10년간 약 11.9조원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중 자원순환사업은 2030년까지 연간 E-waste 23만톤, 태양광 폐패널 32만톤, 폐배터리 전·후처리 연간 10만t 처리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2033년 매출 6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2022년 페달포인트홀딩스를 통해 미국 전자폐기물기업 ‘이그홀딩스(Igneo Holdings)’를 4300억원에 인수했다. 이그홀딩스는 전자폐기물을 수집해 동, 금, 팔라듐 등 유가금속으로 제련 가능한 중간재를 추출하는 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번 추가 인수를 통해 캐터맨의 원료조달, 이그니오의 중간재 추출·가공, 고려아연의 최종 제품 생산으로 이어지는 자원순환 밸류체인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동 생산 전부를 자원순환 또는 폐기물을 통해 확보하는 2차 원료로 사용함으로써 생산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을 현저히 저감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캐터맨이 갖고 있는 자원순환 사업 트레이딩 노하우와 리스크 관리 역량을 적극 활용하고 흑자전환이 지연되는 미국법인 페달포인트의 안정적인 이익 창출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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