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단기적 불안요인 있으나 올해 점진적 하향 흐름 전망”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7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2.4원 오른 1344.2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일 1357.3원을 기록한 이후 약 두 달 만에 최고치다. /연합뉴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7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2.4원 오른 1344.2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일 1357.3원을 기록한 이후 약 두 달 만에 최고치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현원 기자] 연초부터 원·달러 환율의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어느덧 1340원대를 넘어섰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대만 선거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시장 내 위험회피 심리확산 등의 요인이 반영된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일부에선 올해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 불안요인이 있으나 점진적 하향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7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2.4원이 오른 1344.2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일 1357.3원을 기록한 이후 약 두 달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말 1280원대까지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은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1293.0원으로 출발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00.4원으로 마감, 1300원대로 올라섰으며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해 12월 27일 100.99까지 내려갔던 달러인덱스는 17일 기준, 103대까지 높아지며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삼아 이보다 높으면 달러의 가치가 높아졌다고 해석한다. 반대로 100 이하로 내려갈 경우 달러의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선 원·달러 환율 상승의 배경으로 먼저 미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기존보다 약화된 것을 꼽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윈원회(FOMC) 이후 높아진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최근 연준위원들의 매파적인 발언 등으로 기대감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 배경을 살펴보면 미국 조기 금리 인하 기대 약화로 미 달러가 반등하고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른 금융시장 내 위험회피심리가 점증한 가운데 글로벌 대외 수요 불안에 따른 국내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 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 달러화는 지난해 말 대비 약 2.0% 상승했는데 지난해 12월 미국 FOMC에서 높았던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일부 되돌림 과정이 진행됐다”며 “1월에 발표된 12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고, 우려보다 양호한 노동시장 지표와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인 발언 등이 3월 금리 인하 기대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 결과와 상반된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지속되고 있으며 매크로 지표상에도 3월 금리 인하 기대를 후퇴시킬 요인들이 확인된다”며 “최근 시장 금리는 다시 상승하고 있으며 달러에 대한 상방 요인들이 부각 중으로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는 약세 압력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대만 선거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점도 금융시장 내 위험회피 심리를 높이며 원화에 약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유미 연구원은 “미국과 영국의 예멘 후티 반군 공격 등, 중동 지역의 리스크가 계속된 가운데 대만 선거도 불확실성을 확산시켰다”며 “연초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성향인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 당선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점증하고 있으며 대만과 중국 간의 갈등 증폭 우려는 위안화 가치 하락과 금융시장에 불안심리를 높이며 원화에도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 연구원은 올해 원·달러 환율이 점진적 하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1300원대 초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미 달러가 연준의 금리 인하 등을 반영해 계단식으로 하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나 단기적으로 연준 금리 인하시기를 둔 불확실성과 미국 단기자금시장 내 유동성 우려 등에 단기적으로 달러의 추가 하락이 제한되며 소폭의 상승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며 “이에 원·달러 환율도 올해 1200원대로 점진적인 하향 흐름을 전망하나 1분기 중에는 1200원 후반에서 1300원 초반의 범위에서 등락을 보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시차를 두고 약세 압력 해소가 기대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호정 연구원은 “현재 대내외 상황은 원화의 가치 회복에 부담스러운 환경임은 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요인들이 지속적으로 약세 압력을 자극하지는 않을 것이며 원화는 약보합 수준에서 1월 FOMC를 확인하면서 약세 압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권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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