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정 이후 첫 중간 점검...목표 달성 평가 및 이행 촉구 이뤄질듯
COP27서 극적 타결된 '손실과 피해' 기금...운영 주체 등 구체 사안 논의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3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개막했다. 올해는 개최국 UAE가 COP28을 화석연료 사업 확대 기회로 삼으려 한 내부 정황을 담은 문건을 영국 BBC와 기후보도센터(CCR)가 폭로하면서 개막전부터 시끄러웠다.
이는 UAE의 국영 석유기업 ADNOC의 CEO인 술탄 알 자베르(Sultan Al-Jaber) 박사가 COP28의 의장을 맡고, UAE는 의장국임에도 지난 4월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규모의 석유·가스 프로젝트를 버젓이 계획한 게 드러나는 등 그간 있었던 ‘그린워싱 COP’ 우려의 최신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올해 COP28의 주요 쟁점 사항이 무엇인지 <한스경제>가 짚어 보고자 한다.
◆ 美·中 불참에도 사상 최대 규모 개막
COP는 기후변화 문제를 대응하기 위해 유엔이 주도한 200여개국의 연례 회의다.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첫 회의를 시작으로, 지난해 이집트에서 열린 COP27에 이어 28번째 열리게 됐다.
올해 회담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불참을 일찍이 선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독감과 폐렴으로 결국 참석을 취소했다.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을 비롯해 200여개국의 지도자들이 참석하며, 7만명 이상이 두바이에 모일 것으로 보여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오는 12월12일까지 2주간의 대장정을 시작한 COP28. 이번 회담에서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 이행에 대한 중간 점검을 한다.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을 상대로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기금 마련 등을 구체화하라고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 '파리협정' 이행, 어디까지 왔나...중간 점검 실시
이번 COP28에서는 파리협정 이후 최초의 '전 지구적 이행점검(Global Stocktake)' 결과가 발표된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제한 노력, 기후변화 적응 및 기후 재원 확대 등 파리협정의 장기적 목표 달성을 위한 그간 노력의 평가가 이뤄진다. 이와 함께 목표 상향 및 실질적인 이행 촉구가 더욱 강조될 예정이다.
먼저 전 지구적 이행점검과 관련해 지난 9월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이 발표한 전 지구적 이행점검 종합보고서를 토대로 고위급 회의를 통해 결정문 합의를 도모한다. 결정문의 구조 및 세부 요소 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며, 파리협정 목표달성을 위해 과거에 대한 책임을 어느 정도 명시할 수 있을지와 이 결정문이 향후 계획에 얼마나 규제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서는 '샤름엘셰이크 이행계획'으로 출범한 회의체인 '온실가스 감축 작업 프로그램(MWP)'에서 각국의 실질적인 감축실행을 위한 결정문 문안 협상이 진행된다.
당시 샤름엘셰이크 이행계획에는 감축과 관련해 △전 지구적 이행점검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감축 의욕·이행 강화 △연간 최소 2회 전지구적 대화체 개최 △ 이행을 반영한 결정문 채택 등이 담겼다.
파리협정 제6조에 따른 국제탄소시장의 본격적인 운영을 위해 △허가 변경 절차 △등록부 간 연결 △배출 회피의 정의 △감축실적 승인 시점 등 기술적인 사항들도 논의된다.
다만 회담 시작 전부터 바이든 대통령의 불참으로 맥이 빠진듯했다. 미국이 파리협정 이행의 중간 평가를 부담스러워한다는 분석 때문이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 측은 바이든 대통령의 불참 사유에 대해 이스라엘 전쟁으로 인한 하마스와 협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줄곧 친환경산업으로 기후변화를 대응해야 한다고 줄곧 강조해왔다. 2021년과 2022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도 참석했고, 취임 첫해에는 전임 행정부에서 탈퇴한 파리협정에 복귀하기도 했다.
공식적인 이유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지만, 일각에서는 파리협정 이행의 중간 점검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슈로 인해 석유과 가스 생산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감축한 온실가스보다 많을 것이라는 환경단체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 '피해와 손실' 기금, 구체화 되나
지난해 COP27의 폐막까지 미루면서 '손실과 피해' 기금이 극적 타결됐다. 당시 기금 설립 논의 외에는 국가들의 부담 정도 등 세부 방안은 논의되지 않았다.
이번 회담에서는 '손실과 피해' 기금을 완전히 동화(operationalization) 하기 위한 세부 방안에 대해 치열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기금의 운영 기관 및 사무국 선정 △기금의 재원 △수혜 자격 등이 논의 대상이다. 기술지원 촉진을 위한 '산티아고 네트워크'의 남은 쟁점인 사무국 선정도 논의해 이번 회담에서 최종 승인될 예정이다.
우리나라 대표단은 주요국 및 환경건전성그룹(EIG)과 공조해 △감축 △적응 △손실과 피해 등 주요 협상의제에서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합의를 이끌어내도록 선진국과 개도국 간 적극적 중재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중추국가에 걸맞은 우리나라의 국익과 정책적 의지를 강조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대표단에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수석대표를 맡으며 관계부처 공무원과 전문가로 구성된 정부대표단이 참석한다. 또한 조홍식 기후환경대사가 대통령 특사로 '세계기후목표정상회의'에 참석해 전 세계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계획이다.
| <COP28 공식 일정 별 어젠다> COP28 기간 동안에는 매일 특정 주제로 집중적인 논의와 발표가 이뤄진다. △ 12월 2일, 세계 기후 행동 정상회의 -재생에너지 3배 서약 결과 공개, 공개 직후 아시아 단체 공동 입장문 배포 예정 △ 12월 4일, 금융/무역 △ 12월 5일, 에너지, 산업 △ 12월 9일, 자연, 토지이용 및 해양 |
정라진 기자 jiny3410@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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