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입주예정자 "전세금 대출 어렵다…대위변제 해달라"
LH·GS, 7일 입주예정협의회와 만나 3차 보상안 논의 예정
1일 오후 철근 누락 LH 아파트 중 한 곳인 경기도 남양주 별내 아파트 지하주차장 기둥과 천장. 전날 국토부는 LH발주 아파트 중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개 단지를 전수 조사한 결과 15개 단지에서 있어야 할 철근이 빠져 있었다고 발표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3.08.01
1일 오후 철근 누락 LH 아파트 중 한 곳인 경기도 남양주 별내 아파트 지하주차장 기둥과 천장. 전날 국토부는 LH발주 아파트 중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개 단지를 전수 조사한 결과 15개 단지에서 있어야 할 철근이 빠져 있었다고 발표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3.08.01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7개월의 시간이 흘렀지만 관련 피해 보상안 마련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붕괴사고를 두고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공사인 GS건설이 국토교통부의 중재로 피해 보상안에 대해 합의했지만, 피해자들의 기대치와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설상가상으로 LH와 GS건설이‘책임 공방’까지 벌이고 있어 실제 보상 작업에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지난 7월 해당 아파트에 대한 전면 재시공 결정과 함께 ‘입주 지연에 따른 모든 보상을 다 하겠다’고 밝혔고, 지난달 막을 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이하 국감)에서 이한준 LH 사장은 “GS건설과 진일보된 안을 가지고 있고 입주자들과 직접 만나 보상 방안에 대해 진지한 협의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LH와 GS건설은 지난달 17일 서구 검단신도시 AA13블록 입주예정자협의회(이하 협의회) 측과 만나 보상안에 대해 논의한 뒤, 10월 31일 2차 보상안 논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GS건설은 기존 6000만원 무이자 대출, 7500만원 유이자 대출(주택도시기금 금리 수준)보다 금액을 상향 조정해 전용 84㎡ 기준 8000만원, 74㎡ 기준 7000만원 무이자 대출 방안을 제안했다. 여기에 중도금에 대한 이자 대납 방안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지만, 입주예정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혜민 협의회 회장은 “중도금이 남아있으면 DSR 때문에 전세 구하기도 쉽지 않아 대위변제를 해줘야 한다”며 “중도금도 어떻게 보면 공정률에 맞춰 지급하는 건데, 전면 재시공이 결정되면서 공정률이 0%가 됐는데도 중도금 대위변제를 안 해준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따졌다.

이처럼 보상안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LH와 GS건설은 사고 책임에 대한 이견을 보이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토위 국감에 출석한 이한준(왼쪽) LH 사장과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의 모습이다. /국회방송 화면 캡처
국토위 국감에 출석한 이한준(왼쪽) LH 사장과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의 모습이다. /국회방송 화면 캡처

LH와 GS건설간의 ‘책임 공방’은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소지는 이미 국감을 통해 드러난 바 있다. 임병용 전 GS건설 대표이사는 당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되겠다 깊이 생각하고 있다. (입주예정자분들께서) 걱정할 일이 없도록 (보상을) 신속하게 이루겠다”면서도 “GS건설은 시공사로서 입주가 지연되는 부분에 대해 배상하고, LH는 사업 시행자로서 계약 관계에 있는 입주자로서 배상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이 “(붕괴사고 관련 보상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법적 조치나 소송을 준비하느라 로펌이나 변호사들과 접촉한 적이 있느냐”는 질의에 임 전 대표는 “있다”고 답했다.

LH는 GS건설이 설계 단계부터 참여하는 시공책임형 CM(건설사업관리) 방식으로 진행된 만큼 GS건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한준 LH 사장도 국감 당시 "LH가 잘못이 있다면 공공기관이 책임을 피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설계책임 문제는 법상, 계약서상 모두 시공사인 GS건설이 설계도 책임을 지도록 분명히 명시돼 있다"고 선을 그었다.

LH와 GS건설은 입주예정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내부적으로 새 보상안 마련을 검토 중이다. 다만, 입주예정자들의 입맛에 맞는 보상안이 마련되더라도 LH와 책임에 공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LH와 GS건설은 7일 협의회 대표단과 만나 3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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