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명 목숨 잃는 등 기후위기 관련 사고는 '185건'
"저소득 국가 등 데이터 부족, 경제적 피해 더 될 것"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지구온난화에 따른 극심한 기후위기가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수·폭염·가뭄 등의 발생 빈도가 늘어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재산이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경고다.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기후의 전 세계 비용'(The global costs of extreme weather that are attributable to climate change)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논문은 2000년부터 2019년까지 폭염과 홍수 등 기후위기로 인해 최소 2조8000억달러(약 3768조5200억원)의 피해 손실이 발생했고, 이는 시간당 1600만달러(약 217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20년 동안 연간 평균 비용은 1430억달러(약 192조4000억원)로 집계됐다. 600달러(약 80조 7500억원)에서 시작한 연간 평균 피해 비용은 조금씩 증가해 2022년에는 평균 2배가량인 2800억달러(약 376조 9360억원)에 달했다.
앞서 세계기상기구(WMO)는 1970년대 이후 극심한 기상위기로 인한 손실이 7배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인구 증가나 도시 이주 등 기후 관련 외의 요인을 제외하진 못한 결과였다.
이에 이번 논문에는 지구온난화가 기상 이변을 어느 정도 일으켰는지에 대한 데이터와 손실에 대한 경제 데이터를 결합한 수치가 담겼다. 주택과 도로 파괴, 농작물 손실 등은 기후위기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 피해로 분류했다. 간접적 경제 피해는 직접적인 피해로 인한 경제적 부가가치 감소를 추산했다.
다만 연구진들은 "전 세계 피해 비용을 추산한 결과지만, 저소득 국가의 데이터가 부족해 피해 비용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곡물 수확량 감소와 해수면 상승 등의 관련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전체 피해 비용의 3분의 2가량은 인명 관련 손실이었고, 나머지 3분의 1은 재산과 기타 자산 손실 비용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20년 동안 12억명이 날씨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했을 경우 추정치는 1조7900억달러(약 2406조 4800억원)에 이르렀다.
피해 비용이 가장 높았던 해는 폭염이 유럽을 강타한 2003년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피해를 입힌 사건은 2017년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였다. 하비로 인해 직간접적 경제적 손실은 1003억원(약 134조9600억원)으로 추정됐다. 그외 1억달러(약 1346억원) 이상의 피해를 입힌 사건은 약 45.4%였다. 그중 9.5%는 피해 추산액이 100억달러(약 13조4600억원)에 달했다.
부문별로는 허리케인 하비와 지난 2008년 미얀마를 강타한 사이클론 나르기스 등 폭풍 비용이 전체 64%가량을 차지했다. 그외 폭염은 16%, 홍수와 가뭄은 10% 등이었다.
아울러 20년 동안 기후변화가 국내총생산(GDP)에 미친 영향은 0.05~0.82%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 등이 포함됐다. 국가별로 봤을 때 대부분 저소득 국가의 경제적 타격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고소득 국가 GDP가 0.2%가량 영향을 받았다면 저소득 국가는 1%가량을 타격을 입었다.
연구원들은 "이 연구 방법으로 지난 2022년 유엔기후정상회담에서 설립된 '손실 및 피해' 기금에 필요한 자금을 계산할 수 있다. 이 기금은 가난한 나라의 재해 복구 비용에 필수적"이라며 "(이 연구 계산법으로)개별 재해의 구체적 비용을 신속하게 결정하고 자금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뉴질랜드 웰링턴 빅토리아 대학의 일란 노이 교수는 "대표적 수치는 연간 1400억달러, 무엇보다 이미 큰 수치"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사망자 수나 경제적 피해 등 데이터가 없는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많이 발생했다. 이는 1400억달러가 상당히 과소평가라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현재 폭염과 관련된 사망자 데이터는 유럽에서만 집계됐다. 사하라 이남 등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폭염 관련 사상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정라진 기자 jiny3410@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