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토사가 유실돼 뻥 뚫린 상태로 구멍 발생
경기감독관 "수도관 누수 때문인 것으로 보여"
"태풍의 영향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것"
프로축구 K리그1 경기 도중 그라운드 땅이 꺼지는 보고도 믿기 힘든 장면이 나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경기 도중 그라운드 땅이 꺼지는 보고도 믿기 힘든 장면이 나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프로축구 K리그1(1부) 경기 도중 그라운드 땅이 꺼지는 보고도 믿기 힘든 장면이 나왔다.

K리그는 최근 잔디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FC서울이 홈으로 사용하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지난 11일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K-POP 콘서트 여파로 1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하이브리드 잔디(천연 잔디 95%+인조 잔디 5%)가 심각하게 훼손됐다. 문제는 19일 열린 서울과 대구FC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미끄러지는 선수들이 속출했고, 불규칙 바운드 등으로 인해 선수들이 애를 먹는 장면들도 많이 발생했다.

2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28라운드 경기 중에도 잔디 문제가 불거졌다. 전반 27분쯤 그라운드에 싱크홀이 생겼다. 잔디를 살짝 들어내니 토사가 유실돼 뻥 뚫린 상태였다. 사람 팔 하나가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구멍이 깊게 파인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상황을 확인한 수원FC 구단 관계자들이 긴급하게 그라운드 주변에서 흙을 가져와 채워 넣는 평탄화 작업을 진행했고, 경기는 중단 약 10분 만에 재개됐다.

현장에서 만난 경기감독관은 당시 상황에 대해 “K리그 규정에 따라 심판과 경기감독관이 최종적으로 경기 진행 여부를 확인해야 했다. 논의를 거쳐 빠르게 보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경기장 근처에 있는 멀리뛰기 트랙에서 모래를 가져온 뒤 보수를 진행했다”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할 정도로 복구된 다음 경기를 재개했다. 전반전이 끝난 뒤 하프타임에도 다시 한번 상태를 확인했고 후반전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경기 후 현장에서 확인한 긴급 보수된 수원종합운동장 잔디. /강상헌 기자
경기 후 현장에서 확인한 긴급 보수된 수원종합운동장 잔디. /강상헌 기자

그라운드에 싱크홀과 같은 상황이 발생한 이유는 수도관 누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경기감독관은 “그라운드 중앙을 가로질러 가는 스프링클러 수도관이 있다. 수도관이 노후되면서 누수가 됐고 모래가 빠져나가면서 싱크홀과 같은 현상이 생기게 된 것 같다”며 “최근 계속된 태풍의 영향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비가 계속 오고 경기가 시작되기 전 계속해서 그라운드에 물을 뿌리다 보니 모래가 내려앉아서 이런 현상이 생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후 확인한 해당 위치의 잔디는 일부가 소실 돼 있었다. 그 위로는 모래들이 불규칙한 높이로 올라와 있는 상태였다. 경기감독관은 추가 보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봤을 때는 이 상태로는 다음 경기를 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향후에 수원종합운동장을 관리하는 수원도시공사와 수원FC가 상의한 뒤 잔디 보수 일정을 잡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초유의 잔디 싱크홀 사태로 인해 이날 경기 전반전의 추가 시간은 무려 12분이 주어졌다. 집중력을 발휘한 팀은 인천이었다. 전반 48분 천성훈(23)이 수원 골망을 흔들었다. 인천의 집중력은 후반전 추가 시간에도 빛났다. 종료 직전 코너킥 장면에서 오반석(35)이 헤더 골을 기록하며 짜릿한 2-1 승리를 거머쥐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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