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4위 도약
경기 중 잔디 문제로 인한 싱크홀 발생
[수원=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오반석(35)이 종료 직전 극장골을 터뜨리며 인천 유나이티드에 승점 3을 안겼다.
인천은 2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값진 승점 3을 챙긴 인천은 10승 10무 8패 승점 40을 마크하며 4위로 올라섰다. 아울러 리그 3경기 무패(2승 1무)를 이어갔다.
반면 수원FC는 7승 5무 16패 승점 26으로 10위에 머물렀다.
인천은 3-4-3 전형으로 나섰다. 김보섭(23), 천성훈(23), 폴조제 음포쿠(31·콩고민주공화국)가 공격진에 이름을 올렸다. 신진호(35), 문지환(29)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민경현(22), 김준엽(35)이 양쪽 윙백을 맡았고 오반석, 김건희(21), 김연수(30)가 백 3를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동헌(26)이 꼈다.
인천은 23일 하이퐁FC(베트남)과의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PO)에서 120분 연장 접전 끝 3-1로 이겼다. 창단 첫 ACL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120분 혈투로 인해 체력적인 부담을 안은 채 수원FC를 만나게 됐다. 경기 전 만난 조성환(53) 인천 감독은 “(하이퐁전 여파가) 오늘 경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체력에 문제가 없는 선수 위주로 구성했다. 어떻게 경기하느냐 따라 좋은 결과 따낼 수 있다. 후반전 스테판 무고사(31·몬테네그로), 제르소 페르난데스(32·기니비사우), 에르난데스(24·브라질) 등을 교체 투입해 기회와 득점을 만들어 낼 것이다”라고 밝혔다.
수원FC는 인천의 체력 약점을 노리고자 한다. 김도균(46) 수원FC 감독은 “인천이 주중에 경기를 했다. 주축 선수가 후반전에 나오는 것 같더라. 전반전에 공격적으로 나서야지 않을까 싶다”며 “전반전에 득점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끌려가지 않는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상대 주축 선수들이 나오기 전에 리드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도 이 부분에 대해 주문했다”고 말했다.
경기 중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전반 27분경 그라운드에 싱크홀이 발생했다. 잔디를 살짝 들어내니 토사가 유실돼 뻥 뚫린 상태였다. 사람 팔 하나가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구멍이 깊게 파인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상황을 확인한 수원FC 구단 관계자들이 긴급하게 그라운드 주변에서 흙을 가져와 채워 넣는 평탄화 작업을 진행했고, 경기는 중단 약 10분 만에 재개됐다.
추가 시간이 12분 주어진 가운데 경기 재개 이후 인천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결국 전반 48분 인천이 수원FC의 골망을 흔들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김준엽이 완벽한 패스를 찔러 넣었고, 이어받은 천성훈이 침착하게 비어있는 골문으로 슈팅해 선제골을 일궈냈다.
인천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 자리 잡은 이승우(25)를 놓쳤고 그대로 헤더 슈팅을 허용하며 1-1이 됐다.
동점골을 실점한 뒤 인천의 위기는 계속됐다. 후반 17분에는 박스 안에 위치한 김현을 놓쳐 오른발 발리 슈팅을 허용했다. 다행히 골대를 강타하며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후반 33분에는 김동헌 골키퍼가 인천을 살려냈다. 페널티 박스 근방에서 나온 왼발 이광혁(27)의 왼발 슈팅을 손끝으로 막아냈다. 결정적인 슈퍼 세이브를 선보이며 팀의 승점을 지켜냈다.
후반 41분 퇴장 상황이 나왔다. 교체로 투입된 수원FC 공격수 히카르두 로페스(33·브라질)가 김준엽과 경합하는 과정에서 오른손으로 김준엽의 안면을 강타했다. 비신사적인 행위를 확인한 심판은 곧바로 로페스에게 다이렉트 퇴장 판정을 내렸다.
후반 49분 인천이 수적 우세를 놓치지 않고 극장골을 일궈냈다. 경기 종료 직전 얻어낸 코너킥에서 오반석이 헤더 슈팅으로 수원FC의 골망을 가르며 2-1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만난 ‘승장’ 조성환 인천 감독은 “쉬운 경기는 없다고 생각한다. 수원FC전도 힘든 경기가 예상됐다. 하지만 원정을 찾아준 팬들과 선수들,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결과를 이뤄냈다. 오늘 거머쥔 승점 3은 시즌을 마치고 돌아봤을 때 귀중한 승점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패장’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전반전에 상대의 밀집 수비와 공간이 없는 상황에서 고전했다. 후반전에는 저희가 원하는 공격과 기회들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득점에 다 실패했다.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아쉽다” 후반 마지막 시간에 실점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이겨내고 견뎌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로페스의 퇴장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건 맞다고 생각한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