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해 최악의 폭염 겪은 英, 올해도 더울 가능성 45%
전문가들 "인간 생활의 결과...기록적 폭염 대비해야"
지구 온도 상승 가속화..."이 속도라면 세기말엔 3도 이상 올라갈 수도"
지난해 영국 런던의 한때 낮기온이 38도를 기록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영국이 이상기후로 인해 지난 여름 폭염을 겪은 가운데 최고 기온이 아닌 여름 평균 기온이 40도를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최고 기온이었던 40도를 넘어설 징후는 아직 나타나지 않지만,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1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영국 한낮 기온은 30도를 돌파했다. 기상학자들은 더운 여름을 경험할 가능성을 평년 대비 2.3배인 45%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선선할 확률은 5%에 불과했다. 

앞서 지난해 여름 영국은 40도를 넘어선 폭염으로 몸살을 앓았다. 통상 영국의 여름은 서늘한 편으로, 더위가 없는 나라로 유명했지만 지난해 7월 40도를 넘겼다. 더구나 영국 기상청에 따르면 연 평균 기온이 직전 최고 기록인 2014년의 9.88도를 넘어선  10.03도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을 제외하곤 매달 기온은 평년을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여기에 폭염으로 시달리던 7월, 가뭄까지 이어지면서 역대급 건조했던 여름으로 기록됐다. 기상청 측은 기온 상승에 대해 "인간 생활에 따른 기후변화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해 더 더워질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기상학자들은 정부가 지난해와 같은 기록적 폭염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여름, 급격한 기온 상승으로 산불이 잦아졌다. 더위로 철도 운송은 지연됐고, 학교들은 휴교령을 내렸다. 특히 수천 명이 폭염으로 인해 사망하는 등 재난과도 같은 상황을 겪었다. 

다만 다시 40도를 넘는 여름을 경험할 지는 불확실하다고 예측했다. 기상청 수석 고문인 마크 베번은 "(기록적 폭염의) 강력한 징후는 없다. 반면에 우리는 작년에 (폭염을) 겪었기 때문에 분명히 본질적으로 가능성은 있다. 그러니 절대 없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여름 날씨의 전망에는 엘니뇨 효과, 바람 패턴, 해수면 온도 등을 포함한 여러 요인이 적용됐다. 높아지는 해수면 온도는 나라들에 전기장판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올 여름 기온이 40도를 넘지 않더라도 향후 폭염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35도가 넘어갈 경우, 건강하더라도 야외에서 활동하거나 일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노인과 호흡기 또는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받는 영향도 상당하다. 

통계청과 영국 보건안전국의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잉글랜드와 웨일즈에서 예상치보다 3000여명이 더 사망했다. 예상을 벗어난 대부분은 '65세 이상'과 '7월 말 폭염'에 발생했다. 

베번은 "낮은 더워도 저녁에는 평년 기온을 회복하는 등 선선해지면 사람들은 약간 회복할 수 있다"며 "다만 밤 온도가 2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그건 진짜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산불 역시 우려해야할 사항이다. 이달 초 영국 조류보호단체(RSPB)가 자연보호 구역으로 지정한 코리모니의 절반이 화재로 파괴됐다. 현장 관리자인 사이먼 맥로플린은 "검은 뇌조(닭목 들꿩과의 조류)와 마도요 병아리가 둥지에서 나오는 시기지만 현재는 그저 그을린 풍경들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도마뱀, 개구리 등과 같은 다른 야생 동물들도 도망칠 시간이 없었다. 서식지를 복원하기 위해 수십만 파운드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벤은 "지난해 폭염은 운송, 응급 서비스, 전력 공급 및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했다. 이제 이러한 영향이 향후 정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영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산화탄소 감축을 이야기했다. 

이산화탄소는 빠른 속도로 대기 중에 퍼지고 있다. 1960~1970년 사이에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연간 1ppm씩 증가했다면, 현재는 연간 약 2.37ppm씩 증가하고 있다. 더구나 1965년 320ppm이었지만 올해 420ppm을 넘어섰다. 이 속도라면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넘어서는 것은 물론 세기말에는 3도 이상 높아져 만년설은 녹고 해수면은 상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영국 배스대학교의 국제연구팀은 최근 "이번 세기 말까지 영국 남부 대부분은 여름 최고 기온이 41도, 주간 평균 기온은 28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970년의 최고 기온 31도, 평균 기온 20도와 비교되는 수치다.

연구팀을 이끄는 데이비드 콜리 교수는 "기반시설의 급진적인 변화가 시급하다"며 "영국 런던과 프랑스 니스의 평균 기온차는 5도에 불과하지만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나 폭염에 대한 준비 등은 완전 다르다"고 우려했다.

그랜덤 기후 변화 연구소의 정책 책임자인 밥 워드 역시 "영국이 전국의 생명과 생계를 해치고 있는 폭염의 강도와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위험할 정도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정부는 기후변화의 영향에 적응하기 위한 새로운 계획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건물의 과열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열 위험 전략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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