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수원과 맞대결에서 선제골 기록 후 도발 세리머니
물오른 경기력 원동력은 자신감과 황의조의 존재
[서울월드컵경기장=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나상호(27·FC서울)가 최근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리그 4경기 연속골을 기록 중이다. 지켜보고 있는 FC서울 팬들의 입가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나상호는 올 시즌 K리그1(1부) 8경기에서 5골을 뽑았다. 23일 오전 기준 득점 부문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오른발, 왼발을 가리지 않는다. 오른발로 3골, 왼발로 2골을 기록했다.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100번째 슈퍼매치에서도 골 맛을 봤다. 선제골을 쏘아 올리며 서울의 3-1 승리에 앞장섰다.
나상호는 전반 37분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곧바로 가까이에 있는 원정 응원석으로 향했다. 수원 관중을 바라보며 두 귀에 손을 갖다 댔다. 더 크게 야유하라는 도발성 세리머니였다. 수원 팬들은 씁쓸함과 불편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반대쪽 응원석에 자리한 서울 팬들은 이 모습을 지켜보며 환호했다. 나상호의 행동이 서울 팬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나상호는 경기 후 이 세리머니에 대해 “처음에는 수원 팬들을 도발하는 세리머니를 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우연히 원정 응원석에 카메라가 있었고, 점프를 해 세리머니를 했다. 그런데 세리머니를 하는 도중 원정 응원석에서 손가락 욕설을 하는 모습을 봤다. 도발 제스쳐가 나와서 저도 거기에 대응했다”고 전했다.
나상호는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수원의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는 침투 플레이도 일품이었다. 영리한 침투로 후반 36분 알렉산다르 팔로세비치(30)의 쐐기 골 기점 역할을 해내기도 했다. 수비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상대를 압박했다. 90분 내내 성실하게 수비에 가담했다. 수원의 공격을 저지할 때면 관중석에서 박수와 환호가 뒤섞여 나왔다.
나상호는 최근 물오른 경기력의 원동력으로 자신감을 꼽았다. 그는 “올해는 저의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고자 노력했다. 감독님께서도 제가 더 잘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전술을 입혀주셨다. 덕분에 자신감이 생겼다”며 “공격 과정에서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으려 한다. 설령 드리블 돌파에 실패해 공을 뺏기더라도 다음에 더 적극적으로 돌파를 시도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게 골로 연결 지을 수 있는 상황으로 많이 이어지는 것 같다”고 힘주었다.
국가대표팀 동료 황의조(31)의 존재도 나상호의 성장 에너지 중 하나다. 나상호는 “(황)의조형과 계속해서 좋은 시너지가 나고 있다. 저도 의조형의 존재로 인해 공격에서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경기 전날 루틴을 맞추기 위해 의조형과 같이 합숙한다. 멘탈적인 부분을 많이 본받으려 한다. 또한 개인 트레이닝이나 몸 관리도 따라 하고 있다. 제 컨디션도 동시에 올라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익수(58) 서울 감독은 제자의 활약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안 감독은 “나상호는 요즘 훈련장에서 가장 신바람을 내는 선수다. 결과를 보장받기 위해 충실하게 준비 과정에 임한다. 그런 상황들이 그라운드에서 좋은 퍼포먼스로 이어지고 있다.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안겨주고 있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3만186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지난 8일 대구FC전(3-0 승)에선 4만5007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홈 2경기 연속 3만명 이상의 관중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