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거물급 증인 채택으로 흥행몰이 한다는 비판 나와
[한스경제=최용재 기자] 대한민국을 대혼란에 빠뜨린 ‘카카오 먹통 사태’의 후폭풍이 여전히 거세다. 카카오를 향해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자 카카오는 대국민 사과와 함께 남궁훈 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했다. 정치권은 사태 파악과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번 사태는 카카오의 책임이 가장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판교 데이터센터 관리 부실로 화재를 막지 못한 SK C&C에게 1차적 책임이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카카오와 SK C&C는 서로 네 탓을 하며 법정 공방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자사 서비스 고객들에게 피해보상을 해준 뒤 SK C&C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정치권 역시 SK C&C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논란‧김건희 여사 논란‧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 논란‧문재인 전 대통령 논란 등 이번 국정감사(국감)에서 정치적 공방에만 몰두했던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민생은 뒷전'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국감에 대한 관심도 뒤로 밀렸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 사태가 판세를 뒤집었다. 모든 이목이 카카오 사태를 관리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과방위는 이 기세를 몰아 국감 흥행을 기대하는 눈치다. 과방위는 오는 24일 열리는 종합국감에 거물급 증인을 채택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증인 채택과 관련해 여야의 의견 차이는 있었다. 민주당은 총수를 증인석에 세우겠다는 입장을 드러냈고, 국민의힘은 국감의 내실을 고려할 때 실무 경영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맞섰다.
결국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그리고 최태원 SK 회장까지 증인으로 채택됐다. 더불어 홍은택 카카오 대표‧최수연 네이버 대표‧박성하 SK C&C 대표 등도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자 부정적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재계 거물인 최태원 회장을 내세워 국감 흥행몰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SK그룹 총수로서 최 회장에게 책임이 없지 않지만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보면 총수의 상징적인 사과와 해명보다 실무진의 정확한 원인 파악과 확실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최 회장은 SK를 넘어 ‘2030부산엑스포’ 공동유치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을 맡고 있어 국감 소환은 국익 차원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때문에 최 회장이 아닌 박성하 SK C&C 대표가 국감장으로 나와 심도 있고, 자세한 설명과 해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19일 “그간 불편을 겪으신 국민들께 다시 한 번 사과 말씀드리며 앞으로 유사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사과한 바 있다. 향후 대책 역시 실효성을 높이려면 박 대표의 계획과 방향성이 가장 중요하다.
최용재 기자 dragon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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