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코로나19 정부의 5인 이상 모임 금지 오찬으로 409만 원 결제
체육문화행사로 5성급 호텔식비 결제 다수…채용·인건비도 급증
서울 중구에 있는 한국전력 서울본부. /연합뉴스
서울 중구에 있는 한국전력 서울본부.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한국전력의 일부 부서가 상식에 어긋나는 수준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이 드러났다.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성원(49)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20∼2021년 한전 서울·부산 본부 등에서 법인카드로 결제된 50만 원 이상의 식비를 확인한 결과 부적절한 집행이 다수 발견됐다.

한전 서울본부 기획관리실 경영지원부는 지난해 3월 한 직원의 정년퇴직 행사 뒤 한 식당에서 오찬 회식을 한 후 409만910원을 결제했다. 오찬치고 액수가 큰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도 당시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가 시행 중이었다. 정부의 관리를 받아야 하는 법정 공기업이 법인카드를 과하게 사용한 것도 모자라 정부 방역지침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2020년 11월 서울본부 전력사업처 배전운영부가 체육문화 행사비로 서울의 한 일식당에서 70만5455원을 비용 처리했다. 게다가 서울본부의 마포용산지사 고객지원부는 고객지원실 체육문화행사로 한 호텔에서 112만4536원을, 다음날 기획관리실 재무자재부는 다른 호텔에서 177만496원을 식비로 법인카드를 썼다. 물품 구입을 제외하고 50만 원 이상 결제하면 사용처, 인적사항 등 사실관계를 증빙서류에 기재해야 한다.

과도한 섭외성 경비를 줄이기 위해 동일 장소에서 분할결제(쪼개기)를 해서도 안 된다. 건당 50만 원 이상의 식비 집행 건에 대해서는 처·실장이나 사업소장이 결재해 사용의 적정성을 확인해야 한다.

경영은 악화했지만, 지난 5년간 한전과 자회사에서 신규 채용한 인력과 인건비는 오히려 늘었다. 구자근(55) 국민의힘 의원이 각 사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와 공공기관경영정보공개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한전과 자회사가 2017∼2021년 신규 채용한 인력은 1만9010명으로 나타났다. 한전은 2012∼2016년 4672명을 신규 채용했지만, 2017∼2021년은 7719명의 직원을 뽑았다.

구자근 의원은 "신규 채용한 공공기관의 일자리는 쉽게 줄일 수 없고, 방만한 확대에 따른 체질을 개선하려면 오랜 시간과 고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한전과 자회사들의 무분별한 신규 채용이 결국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고 지적했다.

김호진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