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8개사 입찰설명회 참석
GS건설 공개 관심 속 삼성물산·롯데건설 움직임 주목
조합원 '주머니 사정 이해해달라'…금전 조건 강조되나
[한스경제=문용균 기자] 장마를 앞두고 보슬비가 오락가락하던 지난 13일 서울 강서구 방화뉴타운.
뉴타운 최대어로 꼽히는 방화5구역 현장설명회 참석을 위해 건설사 직원들이 비를 피하고 싶은 듯 총총 걸음으로 9호선 공항시장역에서 1분 거리에 있는 조합사무실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여기에 조합원들까지 가세해 사무실은 금세 북새통을 이뤘고, 그런 분위기에서 입찰 경쟁의 막이 올랐다.
오후 2시부터 열린 현장설명회는 40여분 뒤 끝났다. 외부인 비공개 원칙으로 인해 설명회 내용을 속속들이 파악하긴 어려웠으나 사무실 문턱을 계속 넘나드는 사람들의 몸짓은 서울의 새로운 핫플레이스 중 하나로 지목받는 방화뉴타운 인기를 충분히 입증했다.
인파들 중 상당수는 건설사 직원들이었다. 그 면면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대방건설 등으로 화려하고 쟁쟁했다.
방화5구역은 추정 공사비만 5214억원에 달한다. 대형 건설사들이 군침을 흘릴 법한 규모다. 건설사 직원들이 떠난 뒤 조합 사무실 문이 다시 열리고 나서 확인한 것은 그들이 놓고 간 형형색색의 산더미 같은 책자들로, 각 사 프로젝트가 담긴 포트폴리오였다.
대의원들은 치열한 경쟁 분위기가 흡족한 듯 대화를 이어갔다. "A건설사와 B건설사의 차이점이 뭐냐"라며 토론 분위기를 띄운 대의원이 있는가 하면, 그 와중에 "C건설사가 들어오지 않았다"며 아쉬워하는 대의원도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이종태 방화5구역 조합장은 이날 설명회 참석한 건설사들에게 원하는 요구사항을 전달했다면서 "건설사들 대다수가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고 밝혔다.
이 조합장은 “더 많은 건설사가 올 것으로 봤는데 좀 아쉽다”고 웃음 지은 뒤 “어떤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어쨌든 방화5구역이 향후 이 일대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함께 갈 건설사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현재까진 얼마나 많은 건설사가 입찰에 응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다만 참석한 건설사 관계자들을 통해 각 건설사가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아니면 △보수적인 전제 아래 입찰을 검토 중인지 △분위기를 보기 위해 현장 설명회를 참석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8개사 관계자에게 현장설명회 참여 이유와 수주 전략을 질문한 결과, SK에코플랜트는 "지역 입지 및 현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참석했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장설명회 참석은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했다. 두 회사는 소극적인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이에 반해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은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답변으로, 대방건설은 "본격적으로 정비사업에 진출하고자 검토 중이다"라는 반응으로 심도 있는 저울질에 돌입했음을 암시했다.
삼성물산과 롯데건설, GS건설은 입찰 가능성이 가장 높은 회사들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GS건설의 의욕이 눈에 띄었다. GS건설 측은 "강서구에서 처음 도전하는 정비사업인 만큼,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입찰 참여에 거의 다가선 대답을 내놨다.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은 GS건설 만큼은 아니지만 도전장을 내밀 확률이 높은 회사들로 여겨진다. 두 회사 공히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입찰설명회가 끝난 만큼, 이제 관건은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장외 홍보전이 얼마나 치열하게 전개되느냐로 연결된다. 건설사들이 신축될 주택의 품질은 물론 다른 여러 조건까지 패키지로 묶어 조합원들에게 다가가기 때문이다.
이 조합장은 “강서구청에서 입찰 공고 이후 건설사들은 홍보할 수 없다고 전해왔다”면서도 “조합원들이 어떤 건설사가, 내가 살 집을 어떻게 지을지 알기 위한 홍보 행위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조합원들의 주머니 사정을 이해하는 건설사가 좋다”며 “조합원들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던졌다.
이 조합장과의 인터뷰 뒤 조합사무실 밖에서 만난 몇몇 조합원들, 부동산 관계자들의 마음은 보다 구체적이었다. 밀도 있는 경쟁이 이뤄져야 조합원과 건설사가 '윈윈'할 수 있는 답안이 나온다는 뜻이었다. 특히 한 조합원은 “건설사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등 3개사가 (입찰에)들어왔으면 하는 분위기다”고 건설사들 이름을 '콕' 찍어 말했다.
인근 부동산들이 전하는 지역 내 분위기도 비슷했다. “방화5구역과 관계없다”는 J부동산 관계자는 “다만 최근 주변에서 GS건설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문용균 기자 myk_162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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