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예비계약 때보다 15~20% 점프
'저가 수주' 우려 불식하고, LNG선 호황 열어젖혀
[한스경제=김현기 기자] 2년 전 대규모 예비계약으로 주목받았던 국내 조선사들의 카타르 LNG선 발주가 최근 본계약 체결로 이어지고 있다.
저가 수주 우려와 달리 올해부터 급등하고 있는 선가를 대부분 반영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에너지를 둘러싼 국제 사회 ‘탈러시아화’와 맞물려 LNG선 수요가 향후 10년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여겨지는 만큼, 카타르 LNG선 본계약은 국내 조선사 실적 개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대우조선해양이 6척,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그룹 중간지주사)이 4척의 LNG선을 수주했다.
이 중 상당수가 카타르와 관련이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 카타르는 지난 2020년 6월 국영에너지사를 통해 국내 조선 3사와 LNG선 100척 이상을 건조하기 위한 슬롯 예약 확정서(DOA)를 체결했다. DOA는 LNG 운반선을 대규모로 발주할테니 선박 만들 도크를 미리 비워달라는 일종의 예비계약을 뜻한다. 이후 LNG선을 운반할 선사가 결정되면서 최근 들어 본계약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LNG선 가격이 오랜 기간 1억8000만∼1억9000만 달러를 오가는 등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름세가 커지더니, 오래 들어선 2억2000만 달러를 돌파해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철강 가격 상승, LNG선 수요 급증 등이 원인이다. 국내 조선사들이 2년 전 LNG선가 근처로 본계약을 맺어, 오히려 손해 보고 배 만드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심각하게 불거졌다.
다행히 이달 체결된 LNG선 가격을 고려하면 저가 수주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게 조선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대우조선이 이달 체결한 LNG선 6척의 평균 가격은 2억2056만달러이며, 한국조선해양 자회사들이 이달 공시한 LNG선 4척의 평균 가격은 2억2295억달러다. 원화로 환산하면 한 척당 2500억원 안팎으로 국제 시세와 큰 차이가 없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감추지 않고 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조선가 확인은 리스크 해소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최근 수주한 LNG선의 마진율과 비교하면 2%포인트 정도 낮을 것으로 추산되며 이에 따라 기대이익이 아주 좋다"고 평가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에너지시장의 탈러시아화를 거론하며 "유럽의 LNG 물동량이 늘게 되면 유럽 선사들이 한국 조선소를 좋아하는 만큼 점유율 높일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연구원은 "그렇다고 LNG선 강세가 (조선사들 실적을) 한 단계 끌어올릴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경계감도 숨기지 않았다.
김현기 기자 propaganda@sporbiz.co.kr
관련기사
- 빅맥 없는 맥도날드... 러시아 현지 매장 문 열어
- 조선사 vs 철강사, 후판가격 ‘힘 겨루기’…1년 반만에 동결되나
- 9년 만에 흑자 기대감…삼성중공업, 카타르 4조 수주 '희망가'
- 현대重그룹, 차세대 LNG연료공급 기술 개발
- 현대중공업에 반한 필리핀 해군, 이번엔 원해경비함 요청
- 계약해지 수순 밟는 러시아발 LNG 쇄빙선, 추후 행방은?
-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 조선업 부활 변수되나
- "불법파업에 도산 위기"…대우조선 협력사, 대통령 앞 호소문 발표
- 어느 덧 30척…LNG선 중국 추격, 있다? 없다?
- 14년 전 무산된 대우조선 품은 한화…육해공 방산에 친환경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