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사위 기업 특혜’ 등 사업 성장 속 음해성 유언비어에 속앓이
CDAM 신화부터 5G까지 혁신 기술 선보로 국내 대표 통신사 우뚝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국가고객만족도(NCSI) 25년 연속 1위, 국내 3대 고객만족도 조사 그랜드슬램, 고객만족도 최장기간 연속 1위 기업'
이것들은 우리나라 대표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을 지칭하는 말이다. SKT는 1994년 SK그룹(당시 선경그룹)이 한국이동통신을 공개입찰로 인수한 이후 최초 CDMA 상용화를 시작으로 LTE, 5G 등 연이은 통신기술의 쾌거를 이루며 국내 대표 통신사로 자리 잡았다.
SKT는 통신 분야에서 이미 세계 최초 기술을 수차례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해왔으나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특히 ‘노태우 전 대통령 사위기업’으로 ‘정치적 특혜'를 받았다는 유언비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해당 루머의 시작은 1990년 제2이동통신 사업경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체신부가 이동통신 분야의 경쟁체제 도입을 발표하자 제2이동통신은 국민적 관심으로 떠올랐으며 선경을 비롯한 포항제철 등 6개사가 사업자 선정경쟁에 뛰어들었다.
선경은 1차 심사발표 결과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2차 심사에서도 최고점수를 획득해 최종 허가대상으로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선거를 앞둔 집권당을 중심으로 노 대통령 사돈기업이라는 특혜설이 제기됐다.
당시 선경은 외국 파트너들이 사업계획서 작성을 담당한 경쟁업체들과 달리 미국에서 터득한 정보통신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20만쪽에 달하는 사업계획서를 치밀하게 작성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다했다. 노 전 대통령도 회고록에서 당시 어떠한 특혜도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그룹을 이끌던 고(故) 최종현 회장은 이 같은 특혜설에 사업권을 반납했다. "우리가 실력으로 사업권을 땄으니 다음에 또 딸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출이었다. 결국 노태우 정부 때 받은 특혜는 없었으나 사돈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정상적으로 취득한 사업권을 반납하는 불이익을 받은 것이다.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포기한 선경그룹은 오히려 거액이 필요한 한국이동통신 민영화에 참여했다. 한국이동통신 민영화는 1994년 1월부터 주식 공개매각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선경의 인수 소식에 8만원대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30만원대로 뛰었다.
업계에선 선경이 내정가격을 낮출 것이란 전망을 내놨지만 선경은 시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인 주당 33만5000원에 인수했다. 고 최종현 회장은 “이렇게 해야 나중에 특혜시비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다"며 "회사가치는 더욱 키워가면 된다”고 밝혔다.
고 최종현 회장 승부수는 제대로 적중했다. 민영기업으로 새 출발한 한국이동통신(현 SKT)는 1996년 세계 최초로 CDMA 디지털 이동전화를 상용화하면서 세계 통신업계에 충격을 줬다. 특히 CDMA 방식이 세계 표준으로 확산되면서 CDMA 기술 종주국으로서 한국 이동통신 위상은 더욱 강화됐다. 이를 통해 휴대전화, 반도체, 디스플레이, 통신 장비산업이 국산화되는 전기가 마련됐다.
CDMA 상용화 이후에도 3G 네트워크 경쟁에서도 세계 최초 기술 개발·상용화를 이어가며 기술 우위를 확고히 다졌다. 또한 △2011년 국내 최초 4G LTE 서비스 상용화 △2013년 LTE에 비해 두 배 빠른 속도를 구현하는 LTE-A 서비스 등 LTE 시대를 개척했다. 2019년에는 전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하며 글로벌 통신사로 발돋움했다.
SKT는 지난해 ‘SKT 2.0’ 시대를 선포하고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기존 통신업은 물론 2021년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 출시 등 세계 최고 수준의 5G 경쟁력을 기반으로 미래 ICT 핵심 산업인 미디어, 메타버스, 게임, 클라우드, B2B 등 영역에서 글로벌 기업과 협력 및 서비스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성장형 AI 서비스인 A.(에이닷)을 선보이며 ‘SKT AI 2.0’을 선언과 함께 AI 혁신에도 나서고 있다. A.에 적용된 핵심 AI 기술은 거대언어모델(GPT-3)을 기반으로 일상적인 대화와 고객이 요구하는 특정 작업의 처리를 자연스럽게 결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SKT는 지난 12일 로보틱스 플랫폼 전문기업 인티그리트(INTEGRIT)와 ‘개방형 로보틱스 데이터 플랫폼’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로보틱스 사업에 나선다.
SKT와 인티그리트는 지능형 로봇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규격화하고 서로 다른 로봇간 상호 연동이 가능한 ‘개방형 로보틱스 데이터 플랫폼’을 마련해 국내 로봇 생태계 확산을 선도하고 나아가 글로벌 표준화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재훈 기자 rlqm93@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