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그린피스 "꿀벌이 식량 재배에 기여하는 경제적 가치가 세계적으로 373조 원"
하버드 공중보건대 연구팀 "꿀벌이 사라진다면 한 해 142만 명의 사람들이 사망할 것"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꿀벌들이 꿀이 가득 찬 꿀벌판에서 일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꿀벌들이 꿀이 가득 찬 꿀벌판에서 일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한스경제=김근현 기자] "꿀벌이 멸종하면 4년 안에 지구가 멸망한다."

꿀벌이 사라지는 현상이 심각해지자 최근 여러 언론에서 천재 과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발언 인용보도가 쏟아졌다. 하지만 팩트체크 웹사이트 시놉스는 이 발언이 아인슈타인의 발언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면서 '아인슈타인 해프닝'은 일단락됐다. 이 해프닝은 꿀벌이 생태계에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 보니 일어났다는 분석이 강하다.

꿀벌이 사라지면 식물이 수분을 할 수 없고, 수분이 안되면 수정을 할 수 없다. 수정이 안된 식물은 열매를 맺지 못하고, 열매를 맺지 못한 식물은 더 이상 씨를 뿌리지 못해 멸종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식물이 열매를 맺지 못하기 때문에 열매를 식량으로 쓰는 인간과 동물은 먹지 못하고 모든 생명체가 '도미노 멸종'을 하게 된다는 게 다수의 주장이다.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꿀벌들이 일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꿀벌들이 일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한 직원이 양봉장을 살피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한 직원이 양봉장을 살피고 있다. /김근현 기자

이처럼 꿀벌은 생태계 균형에 있어 중요한 기능을 한다. 농촌뿐만 아니라 도심까지 전 세계 어디서든 꿀벌이 없다면 생명체가 살 수 없다.

서울 관악구는 지난 2015년부터 낙성대텃밭에 도심 양봉장을 설치해 운영했다. 지난 2020년에는 관악도시농업공원에도 양봉장을 마련했다.

<한스경제>는 세계 벌의 날을 맞아 서울 관악구에서 운영하는 도심 양봉장의 아카시아 꿀 수확 현장을 찾아 취재했다. 양봉을 통해 꿀이 생산되는 과정과 꿀벌의 활동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경제의 흐름을 짚어 본다.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한 직원이 훈연기를 이용해 꿀벌들을 진정시키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한 직원이 훈연기를 이용해 꿀벌들을 진정시키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한 직원이 꿀이 잔뜩 든 꿀벌판을 집어들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한 직원이 꿀이 잔뜩 든 꿀벌판을 집어들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꿀벌들이 꿀이 가득 찬 꿀벌판에서 일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꿀벌들이 꿀이 가득 찬 꿀벌판에서 일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관악구 도심 양봉장에서 일하고 있는 A 씨는 소중하게 꿀벌판을 집어 들었다. 봄이 시작되고 꿀벌들을 깨운 후 맞이한 두 번째 꿀 수확에 나섰다. A 씨는 "야생화(잡화) 꿀을 수확하고 난 뒤 5월 한 달의 기간을 거쳐 아카시아 꿀을 수확한다"라고 말했다.

꿀벌들은 봄 동안 사방을 돌아다니며 꽃에서 꽃가루받이라고 불리는 '수분'을 한다. 그리고 꽃의 꿀샘에서 채집한 먹이를 자신의 집에 저장한다. 이게 바로 꿀이 된다. 여러 가지 꽃의 꿀이 섞이게 되면 야생화(잡화) 꿀이 되고, 아카시아 꽃이 집중적으로 피는 5월에는 아카시아 꿀이 탄생한다.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한 직원이 꿀벌판에 있는 벌들을 털어내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한 직원이 꿀벌판에 있는 벌들을 털어내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한 직원이 꿀이 잔뜩 든 꿀벌판을 집어들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한 직원이 꿀이 잔뜩 든 꿀벌판을 집어들고 있다. /김근현 기자

고향이 전라북도 무주인 A 씨는 꿀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꿀벌이 없으면 농사도 지을 수 없고 과실을 수확할 수 없다"라며 "꿀벌은 인간에게 소중한 존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꿀을 수확하기 위한 양봉은 농촌보다 도심이 더욱 적합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도회지가 꽃이 훨씬 많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히면서 도심 양봉의 가치를 설명했다. 

A 씨는 관악구 도심 양봉장에서 실력을 쌓은 뒤 고향인 무주로 귀촌해 양봉장을 운영하는 게 꿈이다.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직원들이 채밀을 하기 위해 밀도질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직원들이 채밀을 하기 위해 밀도질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직원들이 채밀을 하기 위해 밀도질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직원들이 채밀을 하기 위해 밀도질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수확한 꿀벌판은 곧장 채밀장으로 옮겨진다. 이제 '밀도질'이라는 것을 해야 하는데 밀도질은 뜨거운 물에 달군 밀도칼로 꿀방 뚜껑을 긁어내는 행위를 말한다. 다시 사용해야 하는 꿀벌판 밀랍을 훼손하지 않고 꿀을 수확하기 위해서다.

꿀방 뚜껑을 긁어낸 꿀벌판은 채밀기에 넣어 돌린다.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꿀벌판에서 꿀이 쏟아져 나온다. 쏟아져 나온 꿀은 거름망을 통해 불순물을 한번 거른 뒤 사용한다.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한 직원이 채밀기에 꿀벌판을 넣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한 직원이 채밀기에 꿀벌판을 넣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채밀기에 들어있는 꿀벌판에서 꿀이 채밀되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채밀기에 들어있는 꿀벌판에서 꿀이 채밀되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채밀된 꿀들이 거름망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채밀된 꿀들이 거름망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김근현 기자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꿀벌이 식량 재배에 기여하는 경제적 가치가 세계적으로 373조 원이나 된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에서만 꿀벌의 경제적 가치는 6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100대 농산물 생산량의 꿀벌 기여도는 71%에 달한다고 판단한다. 당장 꿀벌이 없다면 100대 농산물의 생산량이 현재의 29%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한 직원이 채밀된 꿀을 선보이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한 직원이 채밀된 꿀을 선보이고 있다. /김근현 기자

지난 2015년 발표된 하버드 공중보건대 사무엘S 마이어 교수 연구팀의 연구도 "꿀벌이 사라진다면 한 해 142만명의 사람들이 사망할 것이더"고 알렸다.

연구내용을 짚어 보면, 꿀벌이 100% 사라지게 될 경우 전 세계의 과일 생산량 22.9%, 채소 생산량 16.3%, 견과류 생산 22.9%가 감소하게 된다. 저소득층이 이용할 수 있는 식량이 크게 감소하고 세계적인 식량난과 영양부족으로 다수의 사람들이 기아로 사망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발언이라는 해프닝이 벌인 그 주장은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 셈이다.

지난겨울 우리나라에 꿀벌이 사라지는 상황이 속출하면서 중요성이 두드러진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꿀벌 개체수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꿀벌이 사라지는 원인으로 세계식량기구는 집중적인 기후변화, 농업 관행, 과도한 농약 사용 등이 꼽힌다. 여러 원인 중 기후변화가 꿀벌 감소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준다.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꿀벌들이 일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꿀벌들이 일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한 직원이 꿀이 잔뜩 든 꿀벌판을 집어들고 있다. /김근현 기자
세계 벌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도심양봉장에서 한 직원이 꿀이 잔뜩 든 꿀벌판을 집어들고 있다. /김근현 기자

꿀벌의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환경과 전혀 관계없는 금융 그룹의 이야기다. KB금융그룹은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본점 옥상에 도심 양봉장을 조성했다. KB금융그룹은 ESG 경영의 일환으로 꿀벌의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한 K-Bee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또 나무 심기 사회적 기업 '트리플래닛'과 함께 강원도 홍천에 밀원 숲도 조성한다. 꿀벌에 먹이를 제공하는 밀원수를 많이 심어 숲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미약한 출발이지만 환경과 전혀 관련 없던 KB금융그룹이 인류의 사회적 책무인 꿀벌의 생태계 복원에 뛰어든 것은 우리 사회가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꿀벌의 생태계 복원은 인류를 위해서 누구나 자발적으로 해야하는 필수요소다.

환경보전 노력과 기후변화를 늦추는 것, 궁극적으로 ESG 경영이라는 가치로 꿀벌의 생태계를 지키려는 노력이 우리 인류의 미래를 보장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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