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 시니어 칼럼니스트 로슬린 레이튼 박사 "넷플릭스, 망 이용료 지불해야"
“결국 피해는 소비자 부담…넷플릭스, 책임감 있는 모습 보여야”
로슬리 레이튼 박사 
로슬리 레이튼 박사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전 세계 넷플릭스를 둘러싼 글로벌 망 이용료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 지불을 신속히 이행해야 한다는 해외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지속 가능한 네트워크 환경을 위해 막대한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넷플릭스 등 콘텐츠 제공 사업자(CP)가 망 이용료를 내는 게 정당하다는 것이다.

미국 포브스지의 시니어 칼럼니스트이자 덴마크 올보르대학교 로슬린 레이튼(Roslyn Layton) 박사는 지난 23일 오후 한국 기자들과 진행한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넷플릭스가 신속이 망 이용료를 지불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통신사업자와 소송 중에 있는 넷플릭스는 지난 16일 진행된 항소심 첫 변론기일에서 ‘오픈 커넥트 어플라이언스(OCA) 기술을 통한 트래픽 절감 효과에 초점을 두고 별도 망 이용대가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를 주장했다. 

또한 통신사업자 간 망을 연결하면서 발생하는 트래픽 총량이 비슷할 경우 서로 타사 망 접속료를 정산하지 않고 망을 이용하는 주체에게만 이용료를 받는 '빌앤킵(Bill and Keep, 상호무정산)' 방식을 강조하고 있다.

레이튼 박사는 이 같은 넷플릭스의 주장에 정면 반박했다. 레이튼 박사는 "빌앤킵 정산 방식은 인터넷망을 상호 연결하는 방법론 중 하나일 뿐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사례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넷플릭스는 초고용량 트래픽을 SKB 네트워크에 전송하고 있지만 SKB는 동일한 양의 트래픽을 넷플릭스에 보내고 있지 않다.

레이튼 박사는 "빌앤킵은 서로 유사한 수준의 트래픽을 교환해야 하고 당사자들이 해당 방식을 사용하기로 합의해야 한다는 선결 조건이 있다"며 "동일하거나 유사한 산업군의 2개 기업이 함께 합의 하에 빌앤킵을 사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넷플릭스와 SKB는 그렇다고 보기 어렵고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이번 사례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로슬리 레이튼 박사 화상 인터뷰 캡처
로슬리 레이튼 박사 화상 인터뷰 캡처

OCA 설치에 대해서도 오히려 넷플릭스의 이익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 지적했다. 트래픽 감소로 인한 이득보다 OCA 설치로 인한 망 사업자 부담이 더 크다는 것이다.

레이튼 박사는 “OCA 설치는 넷플릭스의 이윤을 극대화할 수는 있지만 SKB 같은 망 사업자는 자사 네트워크 유지보수 비용이나 투자 비용 등을 받지 못하게 된다”며 “OCA 설치를 위해 소요되는 망 내 공간이나 장비는 결국 넷플릭스 콘텐츠를 위해서만 사용될 수 있는 것이기에 다른 CP가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레이튼 박사는 “넷플릭스의 주장이 옳지 않다고 판단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모든 인터넷 망 최종 사용자들이 넷플릭스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라며 “SKB도 일부 사용자들만 SKB 망을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이용하지만 그것을 스트리밍하는 데 필요한 여러 비용들은 결과적으로 모든 사용자들이 부담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아룰러 레이튼 박사는 현재 진행 중인 SKB-넷플릭스 소송전에 대해서도 글로벌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레이튼 박사는 “한국은 인터넷 네트워크와 관련해 세계 1위 수준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국가로, 한국에서 어떤 정책이 나오느냐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며 “넷플릭스의 무임승차를 너무 오랫동안 방치해 왔다고 생각하는 많은 정책 입안자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넷플릭스는 특히 법정에서 이의를 제기할 여력이 없는 소규모 인터넷 사업자들을 몰아붙이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자사의 사업적 이익만 우선시하는 넷플릭스에 많은 사람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고 망 사업자가 적절한 수준의 비용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많은 분들이 한국의 용감한 도전에 대해 반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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