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협회 “한국GM·르노삼성·쌍용도 준비 중”
완성차업계 2026년 합계 점유율 최대 12.9% 전망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가운데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등 나머지 국내 완성차업체도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오는 17일경 심의위원회를 소집해 중고차 매매업에 대한 생계형적합업종 지정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심의위에서 생계형적합업종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올 경우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공식적으로 인정된다. 중고차 판매업은 2019년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기한이 만료된 뒤 생계형적합업종 신청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완성차업체들은 중고차 매매업에 진출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의 거센 반발의 의식해 정부의 공식적 진출 허가를 요구하며 상생안을 논의해왔다. 그러나 번번이 합의안 도출에 실패한 데다 동반성장위원회의 사전 심의 후 6개월 이내(2020년 5월 내) 열려야 했던 심의위 일정이 계속 지연돼왔다.
이에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올 1월부터 완성차업계가 중고차 시장 진출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선언했고 현대차는 사업 개시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중기부가 현대차그룹에 대한 중고차 매매사업 개시 일시 정지 권고를 내려 제동을 걸린 상태다. 권고에 따르면 현대차는 중고차 매입·판매 행위를 할 수 없지만 법적으로 강제력은 없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지난 7일 중고차사업 비전과 방향을 공개하며 청사진을 제시했다. 소비자 선택권 확대 방안과 통합정보 포털 구축, 판매차종 및 시장점유율 제한 등 기존 업계와의 상생안 준수 등 계획을 담았다. 중기부의 중고차매매업 생계형적합업종 심의가 이뤄지기 전에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1월 각각 경기 용인시와 전북 정읍시에 자동차매매업 등록을 신청했다.
현대차의 사업 계획 공개에 이어 KAMA는 입장 자료를 내고 “현대, 기아, 한국GM, 르노삼성, 쌍용 등 완성차업체들은 중고차 시장 개방을 적극 환영하고 있다”며 “이들 업체들은 중고차매매업종이 생계형적합업종으로 미지정되는 경우 사업 참여를 위한 내부 준비에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KAMA에 따르면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3사도 중고차 시장 참여를 위해 준비를 진행 중이며 생계형적합업종 미지정 시 6개월 이내에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KAMA는 완성차업체의 시장 독과점 우려에 대해 이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 이후 2026년 합계 시장점유율은 최소 7.5%에서 최대 12.9%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며 반박했다. 전체 중고차 판매 예상 규모 중 매매업자 거래 비중이 해외 선진시장 수준인 70%일 경우를 가정한 결과다. 이 경우 공정거래법상 1개 기업의 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3개 이하 기업들의 합계 점유율이 75% 이상인 경우를 독과점으로 규정하는 만큼 독과점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KAMA는 완성차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입은 거래안전성 제고에 따른 시장 규모 확대, 다양한 거래시장 발전에 의한 소비자 선택권 확대 등 소비자 후생을 높이고 자동차부품산업에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등 산업 생태계 외연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일본 등에서의 완성차업체 시장 참여 성과도 제시했다. 미국은 민간 차량정보제공시스템(켈리블루북·트루카·CARFAX), 온라인업체(Carmax·Vroom) 등의 참여 이후 시장 판매량과 중고차 가격지수가 개선됐고 일본은 경매 시스템 활성화에 따라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3.7배 수출 규모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중고차 사업 계획을 발표하며 ‘소비자 편익’을 최우선 가치로 앞세우고 인증중고차 이외 매입 물량은 경매를 통한 기존 업계 제공, 통합정보 포털 공개, 산업 종사자 교육 등 방안을 제시하며 업계 전반의 신뢰도 향상과 양적·질적 성장을 꾀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체적인 중고차 품질과 성능 수준을 향상시켜 시장 신뢰를 높이고 중고차산업이 매매업 중심에서 벗어나 산업의 외연이 확장될 수 있도록 기존 중고차업계와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tajo8191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