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첫 본선 진출은 1954년 스위스 대회
축구 전문가 “칭찬 받을 만한 성과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축하 기념 사진. 대표팀 선수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KFA 제공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축하 기념 사진. 대표팀 선수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KF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2일(이하 한국 시각) 끝난 시리아전 2-0 승리(후반 8분 김진수·후반 26분 권창훈)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성적 6승 2무(승점 20)가 되면서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한국 축구는 사실 과거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 첫 본선 진출은 1954년 스위스 대회

한국 축구의 월드컵 본선 도전 역사는 파란만장하다. 한국 축구가 세계에 처음 이름을 알린 건 1954년 스위스 대회다. 당시 원정에서 1승 1무를 기록하며 대회 본선에 올랐으나, 세계 축구의 벽을 실감하며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다시 월드컵 본선에 오르기까진 32년의 세월이 걸렸다.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동아시아와 서아시아를 나눠 1개국씩 출전국 티켓이 주어졌는데, 동아시아에선 한국이 일본을 2승으로 누르며 멕시코행 비행기에 올랐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 땐 최종예선에서 3승 2무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본선에 나섰지만, 1994년 미국 월드컵 최종예선 땐 크게 고전했다. 이른바 ‘도하의 기적’으로 기억된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최종예선에서 조 3위로 본선 진출이 불투명했던 한국은 최종전에서 북한을 3-0으로 물리쳤고, 같은 시간 이라크에 종료 직전 동점 골을 내주고 비긴 일본에 골 득실로 앞서 가까스로 본선행에 성공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최종예선에선 B조 1위(6승 1무 1패)로 본선행을 확정했다. 6경기(5승 1무) 만에 프랑스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일본을 상대로 한 ‘도쿄대첩’ 승부가 분수령이 됐다. 0-1로 뒤지던 한국은 서정원(후반 38분)과 이민성(후반 41분)의 연속골로 극적인 2-1 역전승을 올렸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은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했다. 2002년 대회부터 아시아 지역 출전권은 4.5장으로 늘어났다. 따라서 2006년 독일 월드컵 최종예선에선 각 조 2위까지 본선에 직행했다. 한국은 사우디 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 쿠웨이트와 A조에서 경쟁해 2위로 본선행을 결정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때도 험난한 과정의 연속이었다. 3차 예선에서 북한과 2차례 대결을 벌였지만 0-0으로 비겼고 약체 요르단과 홈 경기에서도 2-2 무승부를 거둬 대표팀은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다만 최종예선 때 8경기 무패(4승 4무)로 만회하며 본선에 올라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역사를 이뤄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때도 힘겨웠다. 이란,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레바논과 A조에 속해 2위로 간신히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일궈냈다. 3위 우즈베키스탄과 4승 2무 2패(승점 14)로 같았지만, 골 득실에서 한 발 앞섰다. 그 과정에서 조광래(68) 대표팀 감독은 경질되는 아픔을 겪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과정도 가시밭길이었다. 약체로 여겨졌던 중국과 카타르에 패하며 커다란 비판에 직면했다. 울리 슈틸리케(68·독일) 감독이 최종예선 도중 지휘봉을 내려놨고, 신태용(52) 감독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4승 3무 3패(승점 15)로 이란(승점 22)에 이어 A조 2위에 오르면서 극적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KFA 제공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KFA 제공

◆ 전문가 “칭찬 받을 만한 성과다”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건 2018년 9월부터다. 벤투호는 2차 예선을 5승 1무 조 1위로 통과했고, 최종예선 8차전까지 무패를 달리며 본선에 안착했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이뤘다. 10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것은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스페인에 이어 세계 6번째의 대기록이다. 유럽과 남미 대륙을 제외하고 10연속 진출국은 한국이 유일하다.

벤투 감독은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후 "최종예선 남은 2경기에서 승점 6을 더 따낼 수 있다. 조 1위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조 1위를 이뤄내는 게 목표다. 좋은 도전 과제가 될 것이고, 선수들의 정신력을 확인할 기회도 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형욱(47) tvN 축구 해설위원은 “한번도 지지 않고, 두 경기 남은 상황에서 본선행을 조기 확정했다. 칭찬 받을 만한 성과다”라며 “월드컵과 월드컵 사이 4년간 감독 교체를 하지 않은 첫 번째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아 벤투호가 기대된다. 신뢰를 갖고 맡기면 성과가 나온다는 학습 효과가 생길 수 있다. 벤투호를 계기로 여론이나 성적이 좋지 않다고 감독을 경질하는 사례들과 결별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의미를 짚었다.

서형욱 위원은 “벤투호는 자연스럽게 포지션 경쟁을 시켜주고 있다. 차근차근 주전으로 끌어올리곤 한다. 어느 날 갑자기 주전으로 기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소집해 훈련을 보다가, 벤치에 앉히기도 했다가, 교체 투입해 보기도 한다. 손흥민(30)과 김민재(26) 자리를 제외하면 ‘누가 기회를 받아서 말도 안 된다’라는 의견이 나올 포지션이 없는 것 같다. 감독으로서 리드를 잘하고 있다. 모든 포지션에서 더블 스쿼드 경쟁 체제를 만들어가고 있다.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해줄 수 있는 대표팀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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