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인구 100만' 앞둔 서울 인접 대도시 중 환경정책 모범
사회 부문 '의료 분야' 돋보여…K-바이오헬스 지역센터 지원사업 선정
3조원 넘어 '4조원 시대' 바라보는 한 해 예산…안정적 재정 뒷받침
은수미 성남시장이 지난해 12월 7일 성남산업진흥원 대강당에서 열린 제10회 성남 글로벌융합컨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성남시 제공
은수미 성남시장이 지난해 12월 7일 성남산업진흥원 대강당에서 열린 제10회 성남 글로벌융합컨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성남시 제공

[한스경제=김동용·김두일 기자] '인구 100만 시대'를 눈앞에 둔 성남시가 분야별 특화된 ESG(환경·사회·거버넌스) 행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 해 3조원이 넘는 예산은 안정적인 재정 운영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250만명이 넘는 유동인구와 110만대에 달하는 이동차량은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서울과 인접한 대도시지만 저탄소·미세먼지·폐수 관리 등 환경정책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어, 녹색성장과 지속가능한 발전이 기대되는 기초단체 중 하나다. 

◆ 사각지대 미세먼지 관리 노력…살수·분진흡입차도 상시 운행 

성남시는 지난해 ESG행복경제연구소가 국내 최초로 실시한 '기초단체ESG 평가' 환경(E) 부문에서 △탄소포인트 참여세대 비율 △폐수발생업소수(십만명당) △폐수발생량(천명당) △공공기관 녹색제품 구매실적 △상·하수도 보급율 항목이 만점을 받았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노력으로는 관내 소규모 시설을 대상으로 꾸준히 실내공기질 무료측정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19년 5월에는 소규모 어린이집·경로당 등 725곳에서 실내공기질을 무료로 측정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생활하는 어린이·노약자 등 건강 취약계층이 환경성 질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이뤄지는 행정서비스다. 

성남시 관리 대상에는 지역 내 보육시설 240곳·지역아동센터 53곳·노인시설 388곳·장애인시설 44곳이 해당한다. 관련 법상 실내공기질 측정의무 대상에서 제외된 시설이지만, 성남시는 자체적으로 관계 공무원 2명이 미세먼지 측정기와 실내공기질 복합측정기 등으로 각 시설의 실내공기질 유지·관리 5개 항목을 측정한다. 

이들은 미세먼지 농도(기준치 100㎍/㎥ 이하)·포름알데하이드(100㎍/㎥ 이하)·이산화탄소(900ppm 이하)·일산화탄소(9ppm 이하)·총휘발성유기화합물(기준치 400㎍/㎥ 이하) 등 각 항목 측정 결과에 따라 시설별 특성에 맞는 환기법·내부 청소법 등 공기질 개선 방법을 컨설팅한다. 시는 실내공기질 관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공기질을 재측정하고 지속 관리할 계획이다. 

이와 연계해 지난해 10월에는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인 중원구 상대원1·2·3동 주거 밀집 지역 내 12곳 어린이·노인시설에 41개의 먼지 차단 장치를 설치했다. 제3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2021년 12월~2022년 3월)을 대비해 미세먼지 취약계층의 건강 보호 조치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시는 사전 수요조사와 현장실사로 이들 시설을 미세먼지 저감장치 설치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먼지 차단 장치 설치에 들어간 사업비는 1억6680만원이다.

시는 지난 2020년 3월 산업단지가 인접한 상대원1동과 3동의 주거밀집지역 0.85㎢ 일대를 도내 처음으로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어 이듬해인 2021년 6월 상대원2동 0.36㎢ 일대를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은 관련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정해 주민 건강피해 예방 사업을 우선 추진하는 구역이다.

성남시 임직원들이 미세먼지 관련 긴급 점검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 성남시 제공
성남시 임직원들이 미세먼지 관련 긴급 점검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 성남시 제공

지역 내 미세먼지 배출량의 34%를 차지하는 도로 발생 먼지 저감을 위한 살수·분진흡입차도 2020년 5월부터 상시 운행 중이다. 그 해 총 18억원(국비 9억원 포함)을 들여 천연가스(CNG) 살수 차량 8대와 분진흡입청소 차량 1대를 구입했다. 

이들 차량은 평일 오전 9시~오후 4시 도로에 투입돼 하루 44톤(t)의 물을 뿌리고, 3.2톤의 분진을 빨아들인다. 

살수·분진흡입 작업은 성남대로·수정로·서현로·대왕판교로 등 20곳 도로에서 이뤄진다. 대상 도로 중에서 학교·유치원·어린이집 주변 도로인 원터로·논골로 등은 미세먼지 집중 저감 구간이다. 

미세먼지 경보 발령 때는 운행 횟수를 늘려 산성대로·둔촌대로·돌마로·분당로 등 모두 40곳 도로의 재비산먼지를 빨아들이고 물을 뿌린다.

시는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 지역 내 75곳 버스정류장에 설치한 사물인터넷(IoT) 기반 미세먼지 측정기의 데이터를 활용한다. 각 측정기가 차량 단말기로 전송하는 미세먼지(PM10)·초미세먼지(PM2.5)·일산화탄소(CO)·산소포화량(SO2)·이산화질소(NO2) 등의 데이터를 토대로 도로별 살수량 등을 결정한다.

지난해 2월에는 시민과 함께하는 '자연자원 플랫폼'을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구축했다. 휴대폰 앱을 이용해 시민 누구나 성남시 전역의 자연환경 조사에 직접 참여하고, 데이터를 축적한다. 이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는 전문가의 검증을 거친 후 환경친화 정책사업 추진 기반자료로 활용된다.

시는 지난해 11월에는 경기도 주관으로 실시한 '2021년 깨끗한 경기 만들기' 시·군 평가에서 A그룹(인구 50만명 이상) 내 '최우수 기관'으로 3년 연속 성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상사업비로 1억5000만원의 재정 인센티브를 받게 돼 자원순환분야 사업비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깨끗한 경기 만들기' 시·군 평가는 도내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인구수에 따라 3개 그룹으로 나눠 '생활폐기물 발생량 감축'·'불법투기 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 분야' 등 정량지표 14개와 시군별 자원순환 분야 특수시책 및 우수사례 평가인 정성지표로 평가한다. 성남시는 '무단투기 등 불법행위 단속 분야', '행복홀씨 정화 활동 분야', '자원재활용을 통한 폐기물 발생량 감축 분야' 등 대부분의 평가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성남시청 전경. / 성남시 제공
성남시청 전경. / 성남시 제공

◆ '지역특화 의료기술 및 지역 유치기반 역량 강화 사업' 2년 연속 선정  

성남시는 '기초단체ESG 평가' 사회(S) 부문에서는 △의료기관 종사의사수(인구천명당) 항목이 만점을 받았다. 그 외 △사회정책 추진 △화재발생건수(만명당) △교통문화지수 항목도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실제 성남시는 의료 분야와 관련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다. 

민선7기 은수미 시장이 취임한지 2년차인 2019년 12월에는 '지역특화 의료기술 및 지역 유치기반 역량 강화 사업'에 2년 연속 선정됐다. 

은수미 시장 취임 첫해인 2018년 '첨단의료관광 성남프로젝트'로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국비 4000만원을 확보한 데 이어, '통합형 고도비만 의료센터 구축 및 성남형 첨단의료 관광산업'이 선정돼 국비 8600만원을 추가 확보했다.

시는 2020년과 2021년 2개년간 총사업비 2억원(국비 8600만원 포함)을 투입해 외국인 고도비만 환자를 위한 통합 치료 서비스를 특화하고 환자 유치에 나섰다. 

통합 치료 서비스 특화는 성남시 의료관광 협력 의료기관인 분당서울대학교병원과 보바스기념병원이 주도한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외국인 고도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비만 대사 수술을 하면, 보바스기념병원이 운동 처방과 재활 치료를 맡는 방식이다. 

은수미 성남시장이 지난해 5월 27일 성남시의료원을 방문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성남시 제공
은수미 성남시장이 지난해 5월 27일 성남시의료원을 방문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성남시 제공

시는 지난해 12월에는 보건복지부가 공모한 '2022년 K-바이오헬스 지역센터 지원사업' 백신특화 분야가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바이오헬스 창업 육성과 기술사업화 지원을 위해 분당서울대병원과 협력해 응모한 결과다.

K-바이오헬스 지역센터 지원사업은 지역의 창업보육공간·시설·프로그램 등 창업 지원 인프라와 병원의 연구자원·역량을 결합해 바이오헬스 기업의 창업 및 기술 사업화를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3년간 총 22억5000만원(국비 18억7500만원·시비 1억9500만원·민간부담 1억8000만원)이 투입된다.

이번 사업을 위해 주관기관인 분당서울대병원 내 기술창업 전담팀과 창업기업 입주공간을 마련하고, 성남시(성남산업진흥원)의 창업 지원 사업과 연계해 △아이디어 기술·평가부터 △R&D(연구개발) △전·임상시험 △인허가 △투자·판매까지 창업기업 기술개발 전주기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

특히, 공공의료를 수행하는 병원으로 우수한 연구인력·기반시설 및 데이터중심병원의 역량을 활용해 백신 분야의 창업기업 특화 지원을 추진한다. 이는 보건복지부의 코로나19 등 국가 감염병 대응을 위한 국산 백신 개발과 기술혁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 2022년 예산안 3조2647억원…전년比 8.6% 증가 

성남시는 '기초단체ESG 평가' 거버넌스(G) 부문에서는 △재정자립도 △재정자주도 △주민참여예산지출비율 항목이 만점을 받았다. 한 해 예산액이 3조원을 넘어 '4조원 시대'를 바라보는 만큼, 재정 분야에서 강점을 보였다. 그 외 △지자체업무추진비 절감율 △사회복지예산비중 △혁신평가 우수시관 △한국 매니페스토 평가결과 항목도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 준수한 행정력이 돋보였다. 

성남시는 지난해 11월 3조2647억원 규모의 2022년 예산안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2021년 예산(3조57억원)보다 2590억원(8.6%) 늘었다. 일반회계는 2조5948억원·특별회계는 6699억원이 편성됐다. 

2022년 예산안은 △성남하이테크밸리 재생혁신사업 △경기 e-스포츠 전용경기장 건립 △위례·태평·판교대장 종합사회복지관 건립 등 4차 산업 육성과 복지시설 인프라 확충에 중점을 둬 편성했다. 

분야별로는 사회복지 분야에 일반회계의 41.9%인 1조866억원을 배정했다. △아동수당 모든 출생아 200만원 지급 등 출산지원 예산 812억원 △보훈명예수당 지급 91억원 △어르신 일자리 사업 50억원 △장애인 택시 바우처 4억원 등이다. 위례·태평·판교대장 종합사회복지관 건립에는 120억원을 투입한다.

은수미 성남시장이 지난달 27일 성남시의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성남시 제공
은수미 성남시장이 지난달 27일 성남시의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성남시 제공

교육 분야는 719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유치원·초·중·고교생 무상급식비 지원 352억원 △성남형 교육지원사업 113억원 △교육환경 개선사업비 85억원 △학교 다목적체육관 증축 40억원 △무상교복지원 12억원 △고등학교 무상교육 경비지원 8억원 등이다.

산업·중소기업, 에너지 분야는 828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 △성남사랑상품권 활성화기금 105억원 △성남시 소상공인 특례보증 출연금 13억원 등이 포함됐다. 성남하이테크밸리 재생혁신사업에는 53억원, 경기 e-스포츠 전용경기장 건립사업에는 4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교통·물류 분야는 2205억원을 배정했다. △수정구 취락지구 정비 125억원 △분당·수서 간 도시고속도로 소음저감시설 설치 120억원 △남한산성 순환도로 확장공사 107억원 △하대원동 18번지 공영주차장 건립 69억원 등을 각각 편성했다.

주민이 직접 제안한 주민참여예산 사업은 165건, 59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탄천 자전거도로·보행로 분리 설치사업 4억원 △4차 산업 체험 랩 공간조성 2억원 △LED 발광형 횡단보도 표지판 설치사업 1억원 등이 해당한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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