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핵심 사업, 그린·바이오·첨단소재·디지털
그린 사업 가장 집중…전기차배터리·수소·풍력 등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기업의 숙명은 챔피언이 아니라 도전자가 되는 것이다. 코로나19와 기후위기 등이 중첩된 경영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도전정신으로 충만한 프런티어(개척자)가 돼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임인년(壬寅年) 새해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전달한 신년 메시지다. 펜데믹 시대를 맞아 산업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기존 경험을 버리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빠르게 적응해 도전과 혁신을 이뤄내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수십여건의 M&A(인수·합병)와 분할·합병 등으로 지배구조 재편에 나섰던 SK그룹은 올해 새로 개편된 신조직을 중심으로 탄소 중립과 디지털 사업 중심의 미래 먹거리 선점에 거침없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 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딥체인지(근본적 변화)'를 바탕으로 그린(친환경), 첨단소재, 바이오, 디지털 등 그룹 4대 핵심 사업의 전략을 재정비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SK그룹은 4대 핵심 신사업 중에서도 친환경 사업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투자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사에서 최 회장 친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SK온 대표 자리를 맡은 것도 친환경 사업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친환경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려는 '파이낸셜 스토리'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와 관련된 소재와 친환경 사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카본 투 그린'의 파이낸셜 스토리에 초점을 맞춰 지난해 10월 배터리사업과 석유개발(E&P) 사업을 각각 물적분할해 SK온과 SK어스온을 출범했다. 특히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그린 중심의 성장전략으로 SK이노베이션의 미래가치를 크게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준 부회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도 겸직하고 있다.
◆수소 산업 최적화된 사업 구조 갖춰
SK그룹은 국내 주요 그룹 가운데 수소 사업에 가장 적극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탈탄소 흐름에 따라 탄소 중립 시대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부상하고 있는 수소는 기업 미래 먹거리로도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유·화학 계열사를 수반한 SK그룹은 수소 생산부터 공급까지 수소 밸류 체인 전반에 걸친 수소 사업에 최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더욱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수소 생산 생태계는 2조5000억달러(약 2940조원) 규모의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SK그룹은 수소 사업 비전을 실행하는 주축 계열사인 SK E&S를 중심으로 수소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형욱 SK E&S 사장은 SK㈜가 2020년 12월 신설한 수소 사업 전담 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도 이끌고 있다.
SK E&S는 최근 액화수소 플랜트 착공이 임박한 계열사 아이지이(IGE)에 85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사업 확장을 위해 M&A와 지분 투자도 추가로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또 SK인천석유화학단지 내 4만2975㎡(1만3000평) 부지를 매입해 연 3만톤 규모의 수소 액화 플랜트를 2023년까지 완공할 방침이다. SK E&S는 연간 300만톤 이상의 LNG를 직수입하고 있는 한국 최대 민간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자로, SK E&S가 대량 확보한 천연가스를 활용해 보령LNG터미널 인근 지역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25만톤 규모의 청정 수소를 추가로 생산할 계획이다.
◆친환경 에너지에서 사업 기회 모색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도 주력 사업을 친환경 에너지 분야로 확장할 전망이다. 지난 11월 해상풍력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국내 NO.1 하부구조물(재킷) 제조기업인 삼강엠앤티를 인수했다. 또 지난해 6월엔 총 4177억원을 들여 클렌코, 새한환경, 디디에스, 대원그린에너지를 인수했다. 이어 7월에는 도시환경, 그린환경기술, 이메디원 등을 인수하기 위해 2100억원을 더 들였으며 2023년까지 3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현재 구성중인 3000억원 안팎의 코파펀드는 해외 ESG에 사용된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ESG 경영 범주를 넓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플랜트 사업 부문을 SK에코엔지니어링으로 분할해 최근 신설한 자회사 비엘에이치엔지니어링에 오는 17일 흡수합병시킬 예정이다. SK에코엔지니어링은 배터리, LiBS, 수소 등 미래 성장성이 높은 그린에너지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관련 기술력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SK㈜는 모놀리스와 청록 수소, 고체 탄소 등 친환경 산업 원료 수요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한국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SK그룹은 2025년까지 약 18조원을 집중 투입해 수소 생산·유통·공급 등 수소 밸류 체인 전 과정을 통합 운영하는 한국 유일의 수소 기업으로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최정화 기자 choij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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