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팀은 우리카드에 0-3 완패
[장충체육관=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29일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 우리카드의 경기가 열린 장충체육관. 경기 전 인터뷰실에 등장한 고희진(41) 삼성화재 감독의 얼굴엔 옅은 미소가 배어 있었다.
삼성화재는 경기 전까지 7승 11패 승점 22로 리그 7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 고희진 감독이 밝은 표정을 한 이유는 따로 있다. 그는 “선수들에게 ‘표정을 밝게 하고 자신감 있게 플레이 하자’고 말했다. 손흥민(29·토트넘 홋스퍼) 선수를 예로 들면서 얘기했다”며 “손흥민 선수의 표정을 보면 늘 행복하더라. ‘어떻게 저런 표정을 하면서 축구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리 선수들도 누군가에게 저런 표정을 지어 보이는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했다. 자신감이 있으면 경기력도 좋아지기 때문에 오늘 그런 부분에 신경을 썼다”고 덧붙였다.
고희진 감독은 취재진이 지난 경기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지난 경기는 지난 경기다”라며 “오히려 이겼던 경기들을 보면서 ‘그땐 어떻게 해서 이겼는지 확인해보자’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잘한 경기에서 어떻게 기술을 발휘했는지 유심히 보라고 주문했다”고 언급했다. 아쉬운 과거는 잊고 밝은 표정으로 잘했던 경기를 떠올리며 좋은 플레이를 하자는 게 고희진 감독의 당부였다.
다만 고희진 감독의 뜻대로 되진 않았다. 상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삼성화재는 졸전 끝에 세트스코어 0-3(22-25 19-25 15-25) 완패를 당했다. 외국인 선수 카일 러셀(28)이 16득점, 황경민(25)이 11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4연패를 당한 삼성화재는 승점 22(7승 12패)에 그쳤다.
1세트를 내주고 2세트에 들어선 삼성화재는 승부처였던 14-13 리드 상황에서 황경민의 범실로 14-14로 추격 당했다. 그 순간 고희진 감독의 얼굴은 찌푸려졌다. 전세는 뒤집어졌고 삼성화재는 2세트와 이후 3세트까지 내리 내주면서 결국 고개를 숙였다.
반면 5연승을 질주한 우리카드는 8승 11패 승점 27로 단숨에 4위로 도약했다. 알렉스(16득점)와 나경복(10득점)이 팀 승리를 견인했다.
고희진 감독은 패배 후 “감독으로서 오늘 경기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는 짧은 말만 남긴 채 인터뷰실을 떠났다. 고희진 감독이 야심 차게 꺼내든 ‘손흥민 이론’도 전력 차 앞에선 무용지물(無用之物)이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