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사태’는 ‘정치인 윤석열’ 만든 변곡점…현 정권과 대립각 세워
‘탄탄한 지지율’과 ‘특유의 저력’ 발휘하며 중진 정치인들과 경쟁
[한스경제=우승준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제1야당’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당원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한 경선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윤석열 후보는 최종 득표율 47.85%를 기록해 최종후보로 확정됐다. 윤 후보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던 홍준표 의원은 41.50%로 2위에 머물렀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되자, 한국정치사의 새로운 이변이 발생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6월 ‘30대·0선’ 이준석 대표가 야권의 혁신 바람을 일으킨 데 이어, 또 하나의 ‘0선’ 대통령 후보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당대표 및 대통령후보 모두 ‘0선 정치인’을 배출하게 됐다.
윤 대선후보는 지난 1960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대학교수 부부의 1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이후 그는 서울대학교 법학과 재학 시절 한차례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5·18 민주화운동 직전 서울대 학생회관에서 열린 교내 모의재판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일화가 그렇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아홉수’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하며 반전의 인생길을 걸었다.
윤 후보는 검사 시절 ‘스타검사’로 이름값을 높이기도 했다. 2003년 SK 분식회계 사건과 불법 대선자금 사건을 시작으로 현대차그룹 비리 사건,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삼성그룹 비자금 사건, BBK 특검, 부산저축은행 사건, 국정원 댓글 사건 등이 그가 맡은 사건이다. 특히 윤 후보가 정치권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사건은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국회 국정감사에서의 ‘윗선의 수사 외압 폭로’다. 당시 그는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윤 후보는 정권에 밉보여 지방 고검검사로 좌천됐으나,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중앙지검장에 파격 발탁되면서 제기에 성공했다. 이후 윤 후보는 검찰총장직에 임명되기도 했다.
나아가 ‘조국사태(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논란)’는 오늘날 ‘정치인 윤석열’을 만든 변곡점으로 통한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때 “살아있는 권력에도 엄정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당부를 문자 그대로 행동에 옮겨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밀어붙였다. 하지만 이 수사로 인해 그는 현 정권과 잦은 각을 세우게 됐다. 조 전 장관 후임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갈등의 최고조를 보였고, 결국 지난 3월 임기를 넉 달여 남긴 상황에서 전격사퇴를 선언했다. 현 정권과 대척점에 섰던 윤 후보는 자연스레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통틀어 지지율 선두를 선보였다. 이에 ‘반문재인 기수’를 찾던 국민의힘은 윤 후보에게 정치 입문을 권유했다.
지난 6월 말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된 윤 후보는 초창기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지난 7월 말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한 뒤로도 이준석 대표와의 불화설에 휩싸이는 등 구설수에 올랐다. 연장선상으로 이번 경선레이스 도중 불거진 ‘전두환 옹호’ 논란 및 ‘개 사과 게시글’ 구설수 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탄탄한 지지율과 특유의 저력을 발휘하며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됐다. 윤 후보와 같이 현 정부 사정기관 수장 출신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한때 야권 블루칩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낮은 인지도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경선에서 중도 탈락한 것과는 다른 면모를 보인 것이다.
한편 윤 후보는 52세에 12살 연하인 김건희 씨와 결혼했으며,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스테인리스 팬으로 달걀말이를 타지 않게 부쳐냈을 만큼 요리를 즐겨하는 가정적인 모습을 갖춘 인물이기도 하다.
우승준 기자 dn1114@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