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 피한 인근 지역으로 풍선효과 발생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정부의 공급대책 발표로 하락세를 띄는 듯했던 매수세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17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4.8로 지난주 103.5 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6주 연속 기준선인 100을 넘겼다.
매매수급 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 매수심리가 강함을 의미한다.
이 지수는 2·4 공급대책 발표 직후 2월 둘째 주부터 하락을 시작해 4월 첫째 주 96,1로 올해 처음 기준선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나 한 주 만에 다시 반등해 현재까지 6주 연속(100.3→101.1→102.7→103.7→103.5→104.8) 기준선을 웃돌며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잠잠해지던 매수심리에 불을 지핀 건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거론된 ‘재건축 규제 완화’ 카드다. 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살아났다.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과열 움직임을 보인 압구정과 여의도, 성수, 목동 등 4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지만 매수심리는 오히려 더 타오르는 분위기다.
권역별로 살피면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속한 동남권이 지난주 106.7에서 이번 주 111.5로 4.8포인트 올라 가장 높은 지수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상승폭도 가장 컸다.
압구정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인근 반포·서초동 중심으로 매수세가 옮겨가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잠실·가락·풍남동 재건축 단지 등에도 매수세가 몰렸다.
여의도와 목동이 포함된 서남권도 지난주보다 0.7포인트 오른 103.3을 기록했다. 이 권역 또한 규제지역 인근으로 매수세가 옮겨가 지수가 반등했다.
용산·종로·중구가 속한 도심권도 103.4로 전주 대비 1.4포인트 올랐다. 마포·서대문구 등이 속한 서북권은 지난주까지 2주 연속 기준선 100에 머물렀지만 이번 주 101.1로 균형이 깨졌다.
동북권도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피한 상계·중계동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려 5주 연속 기준선을 넘겼지만 지난주 대비 0.6포인트 낮아진 102.7을 기록해 서울에서 유일하게 지수가 내렸다.
김준희 기자 kju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