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올해 초 현지법인 문연 국민·기업銀...1일부터 영업 중단
지난달 진행된 KB미얀마은행 현지법인 개점식. (왼쪽부터)김창우 KB미얀마은행 법인장, 우조민윈 미얀마 상공회의소 회장, 우표밍테인 양곤주정부 주지사, 이상화 주미얀마 한국대사./KB국민은행 제공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이 곤경에 처했다. 새해 미얀마 현지법인 문을 열었지만, 군부 쿠데타로 영업을 중단하게 됐기 때문이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의 미얀마 현지법인 ‘KB미얀마은행(KB Bank Myanmar)’과 ‘IBK미얀마은행(IBK Bank Myanmar)’은 지난 1일부터 영업을 중단했다. 이외에도 마이크로파이낸스(소액대출) 사업을 영위하는 신한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캐피탈사 등이 영업을 멈췄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는 22곳에 이른다. 

이에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미얀마 현지법인과 핫라인을 구축하고, 현지 정국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미얀마 대사관의 조치 사항에 예의주시하며 직원 안전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현지 직원과 지속적으로 연락해 직원의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며 “기업은행은 계속해서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미얀마 현지법인 설립을 위해 수년간 공을 들여온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입장에선 아쉬운 대목이라고 해석했다. 국민은행은 삼수, 기업은행은 재수 끝에 지난해 12월 설립 최종 인가를 받았고 올해 초 닻을 올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얀마중앙은행(CBM)이 은행업 문호를 여는 데 인색해왔다”며 “지난 2014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세 차례 인가를 내줬는데 어렵게 인가를 받은 은행 입장에선 아쉬울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7일 KB미얀마은행 개점식을 열었다. 당시 허인 국민은행장은 온라인 개회사를 통해 “아세안(ASEAN)의 요충지이자 풍부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미얀마에서 KB미얀마은행은 주택금융, 디지털금융, 기업금융, 인프라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미얀마를 동남아시아 국가 중 높은 수준의 경제 성장률과 잠재력을 보유한 국가라고 소개하며 중국-인도-아세안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현지법인 설립을 통해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미얀마 금융시장의 외국계 선도은행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21일 영업을 개시했지만, 출범식을 앞두고 난관에 봉착했다. 기업은행은 미얀마 중소기업금융 시장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또 초기에는 한국계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지원하고 점차 현지기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구상도 내비쳤다. 더불어 법인이 성장궤도에 오르게 되면, 현지 특성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 개발을 통해 수익기반을 확대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과를 창출하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한편 미얀마는 지난 2012년 이후 연평균 7%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15세 이상 인구의 은행 계좌 보유율은 22%로 금융 산업이 낙후됐다. 아울러 대출을 이용하는 서민은 월 금리가 10~15% 수준인 사금융시장을 이용하고 있다. 미얀마에서 소액대출은 일종의 서민금융으로 인식되고 있고 대출 수요도 높다. 

IBK미얀마은행 본점과 임직원들./IBK기업은행 제공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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