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핀테크 기업 해외송금 시장서 급성장...견제 나선 듯
은행권의 해외송금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그 이유로 핀테크 기업의 급성장이 꼽히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은행권이 해외송금 시장 수성을 위해 고객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수수료를 개편하는 등 움직임이 활발하다. 

1일 하나은행은 ‘하나 이지(Hana EZ)로 해봤소?’ 해외송금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해외송금 특화 앱 ‘Hana EZ’를 통해 ▲해외송금 첫 이용 고객 ▲웨스턴유니온 해외송금 받기 첫 이용 고객 ▲증여성 송금 외국환은행 지정 고객으로 특정했다. 

하나은행은 이들 고객 중 선착순 2021명에게 5000하나머니씩 최대 1만5000하나머니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고 공표했다. 그러면서 향후 영업점 방문 없이 Hana EZ로 웨스턴유니온 망을 이용한 송금·인출이 모두 가능하게 돼 고객의 편의성이 대폭 확대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달 29일부터 소액해외송금 전용서비스 ‘KB-이지(Easy) 해외송금서비스’를 개편해 수수료를 인하한다고 선언했다. 국민은행은 개편에 따라 미달러(USD)와 유로화(EUR)의 경우 미화 2달러, 그 외 통화는 미화 4달러의 중계은행수수료로 저렴하게 해외송금을 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KB-Easy 해외송금 서비스는 영업점 방문없이 KB스타뱅킹 앱을 통해 미화 5000달러 이하의 금액을 연중 24시간 송금할 수 있는 비대면 전용 서비스다. 국민은행은 앞으로도 외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과 차별화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해외송금 이벤트를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씬깜언(Xin cam on, 고마워요) 신한’ 해외송금 이벤트를 시행했다. 건당 미화 300달러 이상을 베트남으로 송금하는 베트남 국적 고객이 대상이었다. 

신한은행은 대상 고객 중 추첨을 통해 베트남항공 왕복 항공권 2매(1명)와 베트남항공 왕복 항공권 1매(2명)를 제공했다. 또한 베트남항공을 이용하는 모든 외국인 고객에게 올해 5월까지 사용 가능한 환율우대 쿠폰을 증정했다. 

당시 신한은행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빠르고 편리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드릴 수 있도록 알찬 이벤트를 계속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부터 ‘우리(Woori) 송확행(송금하고 확실한 행복 챙기자!)’ 이벤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28일까지 진행되는 이 이벤트는 해외체재비(유학생 포함), 재외동포 국내재산반출, 해외이주비 목적으로 영업점에 방문해 송금하는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정했다. 

우리은행은 이들에게 주요통화인 USD, 엔화(JPY), EUR은 최대 80%, 기타통화는 최대 50%의 우대 환율을 제공 중이다. 또 송금액에 관계없이 송금수수료 5000원 적용 및 전신료 전액 면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장기·반복적으로 해외송금이 필요한 고객이 송금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이 해외송금 이벤트를 통해 환율을 우대하는 각종 상품을 증정하자 일각에선 핀테크 기업의 해외송금액이 급증한 것을 의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핀테크는 금융과 IT의 융합을 통한 금융서비스 및 산업의 변화를 통칭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은행권의 해외송금액이 급감했지만, 핀테크 기업의 해외송금액은 급증했다”며 “이를 의식한 은행권이 각종 이벤트를 통해 해외송금 시장 수성을 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순수개인 해외송금액은 134억600만달러(14조9678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7억5300만달러(18조7047억원) 대비 32억9300만달러(3조6766억원) 감소했다. 

반면 핀테크 기업은 시중은행 대비 저렴한 수수료, 신속한 송금처리를 앞세워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해외송금액은 2018년 대비 5배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정부는 지난해 6월 ‘외환서비스 혁신방안’을 통해 핀테크 기업의 성장판을 열어줬다. 

외환서비스 혁신방안에는 현행 계좌간 거래 이외의 방법으로 핀테크 기업들이 환전·송금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방안이 현실화되면 핀테크 앱을 통해 신청한 해외송금을 은행 영업점이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신청 또는 수령할 수 있다. 

4대 시중은행 전경./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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