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중 총회 거쳐 54대 협회장 선임 확정
업계 "금융당국에 목소리 낼 수 있는 관출신 인사 필요해"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손해보험협회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됐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업계 바람대로 관(官) 출신 인사가 협회장으로 내정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오전 3차 회의를 열고, 정지원 이사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회추위는 정 이사장을 비롯해 강영구 메리츠화재 사장, 유관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김성진 전 조달청장 등 4명을 차기 회장 후보자로 선정하고 이날 투표를 통해 정 이사장을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행정고시 27회 출신인 정 이사장은 1986년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공직을 시작한 뒤 금융위원회에서 은행감독과장, 감독정책과장, 금융서비스국장, 상임위원 등을 차례로 역임했다. 지난 2015년에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뒤 2017년에는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선임됐으며 이달 1일 임기를 마쳤다.
손해보험업계는 당국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수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부에서 '관피아' 비판 여론이 있지만, 당국과 적극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인사라면 관 출신이라고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계는 실손·자동차보험은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지만, 당국의 압박에 제대로 된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지 못하면서 대부분 보험사가 보험업이 아닌 자산운용을 통해 수익을 만들어 내는 이상한 구조"라며 "관치금융 아래 있는 상황에서 당국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관 출신 인사가 회장으로 선출되는 게 어쩌면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손해보험협회은 다음 주 중 개최되는 회원사 총회를 통해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확정할 예정이다. 총회에서 15개 정회원사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0개사 이상이 참석해 과반(6개사 이상)의 찬성표를 얻으면 정 이사장은 제 54대 손해보험협회장으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한편 김용덕 현 손해보험협회장은 지난달 22일 회추위에 “연임하지 않겠다. 좋은 분을 뽑아 달라”며 용퇴를 결정했다. 김 회장의 임기는 이달 5일까지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