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령화·만성질환…의료비 문제 심각
환자안전사고 절감시 매년 0.7% 이상 추가 경제 성장 가능
환자안전기술 도입 활성화 필요
의료비 절감이 전세계적인 이슈로 부상하며 환자안전사고 예방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연합뉴스
의료비 절감이 전세계적인 이슈로 부상하며 환자안전사고 예방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연합뉴스

|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 전 세계가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에 직면하며 의료비 절감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방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의료서비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로 인한 환자안전사고 발생도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환자안전법상 환자안전사고란 보건의료인이 환자에게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환자에게 위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사고를 말한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입원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낙상사고를 예방하고 전문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달부터 24시간 낙상대응팀(FRT)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낙상대응팀은 입원 환자 낙상 발생 시 즉시 출동하는 조기의료비상팀과 두부 외상 환자와 섬망 환자를 관리하는 신경비상팀, 그외 모든 환자를 대응하는 의료비상팀의 전문 간호사로 구성된다.

국내에서 전문적으로 낙상사고에 대응하는 팀이 구성된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환자안전사고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현대 의료는 고령화, 만성질환 증가, 다학제 협진 체계, 고도화된 의료기술로 의료의 복잡성이 증가하며 환자안전 위험요인도 동반해 증가하고 있다. 전체 환자안전사고의 약 50%는 예방이 가능하지만 매년 다수의 사망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환자안전사고는 환자의 생명과 신체에 직접적인 위해를 끼칠 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손실 비용도 막대하다. 

OECD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환자 10명 중 1명 이상이 의료서비스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로 위해를 입고 있으며 매년 300만명 이상이 사망한다. 

선진국에서 환자안전으로 인해 발생한 직접적 비용은 총 의료비의 약 13%로 연간 8780억 달러(약 1284조원)에 달한다. 간접적인 사회 비용은 연간 1~2조달러(약 1464~2930조원)로 추산된다. 또한 환자 위해가 없어질 경우 세계 경제는 매년 0.7% 이상 추가 성장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예방가능한 위해사건으로 인한 의료비로 연간 최소 1500억원에서 3000억원이 지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환자안전 통계연보에 따르면 환자안전사고 중 약물 사고가 49.8%로 비중이 가장 높았고 낙상사고가 33.9%로 그 뒤를 이었다. 또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5년간 약물·낙상사고가 전체 환자안전사고의 70~80%를 차지했다.

환자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2015년 환자안전법을 제정했으며 제2차 환자안전 종합계획(2023~2027년)을 수립해 운영 중이다. 또한 환자안전사고 실태조사를 5년마다 실시하고 있고 국가환자안전위원회를 통해 환자안전사고 예방과 재발 방지에 관한 사업을 계획·추진하고 있다.

보산진은 보고서를 통해 ▲환자안전사고의 사회·경제적 손실 규모 파악 필요 ▲의료기관의 환자안전 리더십 및 인프라 부족 ▲환자·보호자의 환자안전 활동 참여 저조 ▲지역환자안전센터 수 부족 등을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목했다.

또한 환자안전을 위해서는 환자안전 관련 문화·시스템 개선과 함께 환자안전기술이 의료기관에서 활발하게 사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진들도 환자의 실시간 상태와 안전에 대해 관심이 많기 때문에 안전사고 예방과 관련한 제도와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라면서도 "다만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서버와 인프라를 새로 구축해야 할 수도 있고 기존 업무와 충돌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도입에 신중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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