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생제르맹(PSG) 이강인. /연합뉴스
파리 생제르맹(PSG) 이강인. /연합뉴스

|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한국 축구 대표팀이 올해 마지막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예상치 못한 부상 악재에 흔들리고 있다. 중원의 핵심 자원들이 줄줄이 쓰러지면서 홍명보 감독의 고심은 그 어느 때보다 깊어졌다.

홍명보 감독은 오는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볼리비아,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맞붙는 A매치를 위해 지난 3일 27명 명단을 발표했다. 손흥민(LAFC), 이강인(PSG),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최정예 전력이 대거 승선했지만, 소집 발표 직후부터 부상 소식이 잇따랐다.

가장 먼저 이탈한 ‘중원 사령관’ 황인범(페예노르트)은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6~8주 결장이 확정됐다. 9월에도 부상으로 A매치를 뛰지 못했던 그는 올가을 두 차례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게 됐다. 대표팀은 “테스트할 미드필더가 많다”며 대체 발탁 없이 가겠다고 했지만, 황인범의 대체 후보였던 백승호(버밍엄 시티)까지 같은 날 리그 경기 중 어깨를 다쳤다. 이어 이동경(울산 HD)까지 갈비뼈 골절로 쓰러지며 대표팀은 단숨에 미드필더 3명을 잃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배준호(스토크시티)와 서민우(강원FC)를 긴급 발탁했다. 두 선수 모두 소속팀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나 A매치 경험이 적어 갑작스러운 중책을 떠안는 상황이다. 이로써 중앙 미드필더진은 원두재(코르파칸),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 김진규(전북 현대), 권혁규(FC 낭트) 중심에 서민우가 가세하는 형태로 재편됐다.

한국은 6일 오전 3시 15분(한국 시각)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9차전 원정 경기서 후반 18분 터진 김진규(전북)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KFA 제공
한국은 6일 오전 3시 15분(한국 시각)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9차전 원정 경기서 후반 18분 터진 김진규(전북)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KFA 제공

그나마 공격진에서는 긍정적인 소식이 있다. 이강인이 최근 소속팀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대표팀에 합류하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10일 올랭피크 리옹전에서 풀타임 활약하며 결승 골을 도왔고, PSG의 리그 선두 등극을 이끌었다. 앞서 바이에른 뮌헨전에서도 날카로운 패스와 어시스트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즌 초반 출전이 제한됐던 지난 A매치와 달리 이번에는 꾸준한 출전 덕에 좋은 경기력을 기대할 수 있다.

전력 누수 속에서도 기회를 잡은 선수도 있다. 김진규(전북 현대)가 그 중심이다. 그는 6월 월드컵 예선 이라크전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고 이후 대표팀에서 꾸준히 기회를 받아왔다. 전진 패스 능력, 전술 이해도, 경험 측면에서 현 미드필더진 중 가장 안정적인 카드로 평가받는다. 황인범과 백승호의 이탈로 김진규의 비중은 이번 2연전에서 더 커졌다.

홍명보 감독은 10일 소집훈련을 앞두고 “축구에서 허리는 중요하다. 최종 예선에 뛰었던 선수들이 거의 없다. 사흘 동안 최선을 다해 새로운 조합을 만들겠다”며 “큰 틀은 정해졌지만, 세부적 부분은 아직이다. 모든 선수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트2 진입을 위해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이번 11월을 포함해 세 번의 A매치 기간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일정은 ‘플랜B 구축’과 ‘포트2 확보’라는 현실적 과제를 모두 해결해야 하는 시험대다. 부상 악재는 아쉽지만, 새로운 자원의 가능성을 확인할 기회이기도 하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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