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2차전지 라인 청정 설비 및 태양광 모듈 부문까지 사업 전개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건물 부문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우리나라 건물의 80%가 노후화된 가운데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건축물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그린리모델링과 제로에너지 건축은 친환경·에너지 효율 혁신, 일자리 창출, 건물 가치 상승 등 다양한 효과를 앞세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선진국은 이미 민간·공공 부문을 아우르는 중장기 정책에 힘을 싣고 있으나, 국내는 아직 민간 지원이 미흡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국내 건설사, 건자재 업체, 금융, 에너지관리 솔루션 기업들은 제로에너지 건축 분야에서 혁신적 신기술 개발과 실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스경제는 이번 기획 시리즈를 통해 그린리모델링과 제로에너지 건축 활성화의 실효성과 혁신방안, 각 업계의 현장 도전기를 밀도 있게 전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 한스경제=김창수 기자 | 친환경 구조전환이 산업계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신성이엔지는 ‘클린환경’과 ‘재생에너지’라는 두 축을 결합해 신규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라인 고청정 설비에서부터 태양광 모듈 및 발전시스템(EPC)까지 아우르며 저탄소·제로에너지 흐름과 산업 인프라 투자의 접점에서 나름의 위치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실적 회복이 아직 본궤도에 오른 것은 아니며 사업 구조 재편과 수주 확보 불확실성은 여전히 부담 요소란 평가다.
신성이엔지는 1977년 1월 설립됐다. 냉·난방 공조기 사업에서 출발했으며 1996년 코스피에 상장했다. 본사 소재지는 경기도 과천시다. 클린룸·드라이룸 설계·제조 및 태양광 모듈·발전시스템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사업은 크게 두 부문으로 나뉜다. 먼저 ‘클린환경 사업부’다.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생산라인 적용 고청정 설비 FFU(Fan Filter Unit) 및 드라이룸(저습환경) 공조시스템을 공급한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냉각시장에도 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한 분야는 ‘재생에너지 사업부’다. 태양광 모듈 생산과 함께 발전소 설계·시공·모니터링을 포함한 통합 솔루션(EPC·O&M)까지 확대하고 있다. 특히 ‘에코 플랫폼’이라는 태양광발전소 모니터링·비용분석·RE100 지원 서비스가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사업부문 매출 구성 비중은 클린환경 약 90.44%, 재생에너지 약 8.79 %다. 이는 기업이 아직 친환경 재생에너지보다 생산라인 인프라 중심에서 수익이 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성이엔지의 재생에너지 관련 대표 사업 모델로는 건물 일체형 태양광 모듈인 솔라스킨과 고출력 태양광 모듈이 꼽힌다.
건물 일체형 태양광시스템(BIPV·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system) 시대에 맞춘 신성에너지의 솔라스킨은 화이트·그레이·테라코타 3가지 색상을 보유하고 있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고객 요청에 따라 다양한 색으로 구현할 수 있어 건물 디자인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며 “고급 건축 외장재 기능과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필름을 적용해 제로에너지건축물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평균 10% 이상의 안정적인 효율과 최대 230W의 전력을 생산해 액티브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회사는 또 차별화된 고출력, 고효율 태양광 모듈과 수상태양광 발전소 및 영농형 태양광 발전을 위한 고내구성 친환경 모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태양광 모듈이 최대 555W, 최고 21.4%의 효율을 달성했으며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줄일 수 있는 환경친화적 자재를 사용했다는 것이 신성이엔지 측 설명이다. 또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발전이 가능하도록 IP68 등급 정션박스와 부식에 강한 프레임을 사용했다.
신성이엔지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256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8.3 % 감소한 수치다. 영업손실은 1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그러나 최근 분기만 살펴보면 반등세를 보였다. 회사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400억원, 영업이익은 34억원이었다. 매출의 경우 전 분기 대비 20%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클린환경 사업부 내 대형 해외 프로젝트가 본격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재생에너지 사업부문은 아직 수익성 개선세가 뚜렷하지 않다.
클린환경 사업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생산에서의 ‘고청정·저오염’ 공간을 제공, 생산공정 에너지 효율성과 함께 환경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및 고성능 컴퓨팅 수요 증가에 따라 데이터센터 냉각시스템(액침냉각 등) 진입은 저탄소·고효율 인프라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재생에너지 부문은 태양광 모듈 생산 및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을 통해 기업 RE100 대응, 발전소 설치 및 운영을 통한 탄소 저감과 에너지 자립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신성이엔지는 ‘에코 플랫폼’을 통해 태양광발전소 모니터링 및 비용분석, RE100 로드맵 수립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며 친환경 솔루션 기업으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신성이엔지는 향후 ▲해외 수주 확대 지속 및 대형 프로젝트 매출화 ▲재생에너지 사업부문 수익성 체질 개선 ▲클린환경 부문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으로 사업 외연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성이엔지는 산업 인프라와 에너지 전환이란 두 흐름 접점에서 의미 있는 위치를 점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 수익성을 볼 때 아직 꾸준한 회복세를 나타내는 건 아니어서 향후 사업 실행력과 포트폴리오 전환 속도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창수 기자 charles@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