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전주)=류정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1부) 전북 현대는 우승의 공을 서로에게 돌렸다.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 팬 익스피리언스 이벤트 홀에서 열린 2025 K리그1 우승 미디어데이에서는 거스 포옛 감독을 비롯해 주장 박진섭, 최철순, 이승우, 전진우, 송범근 등 주역들이 함께 자리했다. 전북은 지난달 18일 수원FC를 꺾고 2021년 이후 4년 만에 리그 정상에 복귀, 통산 10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포옛 감독은 선수단 덕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지난 시즌 막바지 영상을 보면 선수들이 참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멘털적으로 잘 극복하며 나를 잘 따라와 줬다. 선수들 덕분에 일군 우승”이라며 “우승이 확정된 순간에도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선수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비 안정과 무패 행진의 중심엔 주장 박진섭이 있었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리더”라고 극찬했다.
우승에는 박진섭의 리더십이 빛났다. 그는 “무패 기록이 이어질 때도 경기력이 좋지 않을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교체로 들어온 선수들이 분위기를 살려줬다”며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이 힘들어할 때 개인적으로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무패 기록의 지분은 모두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북에서 처음으로 리그 우승을 했다. 부족한 주장을 믿고 따라준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웃었다.
팀 내 최고참이자 ‘살아있는 역사’ 최철순 또한 묵묵히 제 역할을 해냈다. 2006년 데뷔 후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20년째 전북 유니폼만 입고 있는 그는 구단의 10회 우승을 모두 경험한 유일한 인물이다. 포옛 감독은 그를 “레전드”라 불렀고, 최철순은 “감독님이 내 이름을 몰라서 그러신 것 같지만 감사하다”며 웃었다. 이어 “꾸준함을 보여드린 게 좋았다. 나보다는 팀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리더들의 솔선수범에 후배들도 자연스레 힘을 보탰다. 특히 개성파로 알려진 이승우는 올 시즌 주로 후반전에 투입, 경기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포옛 감독은 “자존심 강한 선수가 팀을 위해 자신을 낮췄다”며 “팀 분위기를 밝히는 선수다. 그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고 그의 태도를 칭찬했다.
이승우는 “물론 감독님에게 좋은 감정만 있었던 건 아니다. 화도 났고, 이야기도 많이 했다. 하지만 결국 내가 컨트롤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전북은 K리그를 넘어 아시아 최고 팀이다. ‘우승하고 싶다’고 했는데, 1년 만에 목표를 이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우승의 주인공은 골을 넣는 사람과 막는 사람”이라며 전진우와 송범근을 향해 공을 돌렸다.
선후배 간의 돈독함도 돋보였다. 이승우는 “올해 젊은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건 선배들의 진심 어린 도움 덕분”이라며 “조기 우승 후 회식 자리에서 형들이 엄청난 지원금을 주셨다. 형들의 후배 사랑을 느꼈다”고 말했다. 홍정호와 최철순이 인터뷰를 하는 시간에는 후배들이 찾아와 “회장님”이라 부르며 웃음을 자아냈다. 홍정호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 덕분에 우리가 위기를 이겨내고 우승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류정호 기자 ryutilit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