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4일 보통주 2000주 처분...스톡옵션 행사
지난달 RSU 첫 도입, 임직원 보상 확대
2일 차석용 회장 자사주 38억원 규모 처분
휴젤 거두공장 전경 / 휴젤 제공
휴젤 거두공장 전경 / 휴젤 제공

| 한스경제=이수민 기자 | 휴젤의 자사주를 활용하는 방식이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적극 활용해 임직원 보상을 강화하는 반면, 수장인 차석용 휴젤 회장은 자사주를 매도하는 등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회사 내부 사정에 밝은 고위 임원의 연이은 자사주 처분은 단기 주가 변동성을 높이고,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스톡옵션·RSU 활발...임직원 성과 보상 확대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선호 전 휴젤 대표집행임원(대표)는 회사로부터 자사주 2000주를 받는다. 

앞서 휴젤은 지난 4일 공시를 통해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교부 목적으로 보통주 2000주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처분 예정 금액은 5억2600억원 규모이며, 예정 기간은 오는 12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다.

휴젤은 올해 들어 다양한 방법으로 자사주를 활용 중이다. 지난 2월(1600주, 2억4600억원), 5월(3만5710주, 128억), 8월(4200주, 13억7300원) 세 차례에 걸쳐 스톡옵션을 임직원에게 부여한 바 있다.

스톡옵션은 일정 기간 내 회사가 임직원에게 자사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주가가 오를수록 보상 규모가 커지는 만큼 성과 중심의 인센티브 성격이 강하다. 보유 자사주를 활용해 신주 발행에 부담이 없고, 지분 희석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핵심 인재 유지와 장기근속 효과까지 기대돼 단순한 복지 제도를 넘어 기업의 성장 동력으로 평가된다.

휴젤은 지난달 RSU도 도입했다. 이 제도는 회사가 임직원에게 일정 수량의 주식을 조건부로 무상 부여하는 것이다. 회사 주가 상승이 곧 직원 보상으로 연계되기 때문에 우수 인력 확보 및 동기부여가 가능하다. 

회사는 지난달 13일 캐리 스트롬 신임 CEO에게 자사주 총수(150만2741주, 10월 31일 기준) 대비 3.59%에 해당하는 5만4006주의 RSU를 부여키로 결정했다. 교부 예정일은 부여 시점 2년 후(50%), 3년 후(25%), 4년 후(25%)다. 같은 날 스트롬 CEO를 포함한 임직원 26명에게 총 13만5712주(발행주식의 1.1%) 규모의 스톡옵션도 부여했다.

특히 휴젤은 지난 5월 537억원 규모의 보통주 30만주를 소각하는 등 주주환원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차석용 휴젤 회장 
차석용 휴젤 회장 

◆차석용 회장, 임기 만료 앞두고 84억원 현금화

휴젤이 RSU와 스톡옵션, 소각 등 자사주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수장인 차 회장은 시장에 주식을 던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는 어닝 쇼크나 임기 만료를 앞두고 매도에 나선 것이 아니냐고 분석한다.

차 회장은 지난달 2일 보유 자사주 1만8800주 중 1만2773주를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거래 기간은 11월 3일부터 12월 2일까지로 목적은 단순매도로 기재했다. 1주당 예상 단가는 29만7500원으로 약 38억원 규모다. 

앞서 차 회장은 지난 8월 세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처분한 바 있다. 6488주를 시작으로 3000주, 3222주를 장내매도 했으며, 규모는 46억원에 이른다. 매도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이번 거래계획까지 합치면 올해만 84억원을 현금으로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차 회장은 20년 가까이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낸 후 2023년 3월부터 휴젤 회장 및 이사회 의장직을 맡았다. LG생활건강 재직 당시 20건 이상의 인수합병을 진행했던 만큼, 재계에서는 'M&A 전문가'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휴젤 합류 당시에도 회사의 인수합병과 글로벌 사업 등을 진두지휘 할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올해 국내 시장 부진이 이어지면서 실적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치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젤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59억원, 474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8%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11.2% 감소했다. 직전 분기 보다는 각각 4.0%, 16.4% 쪼그라들면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어닝쇼크 여파로 주요 증권사들도 일제히 휴젤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차 회장 부임 이후 인수합병 성과가 나오지 않은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지난 3월 미국 시장에 보튤리늄 톡신을 출시하면서 글로벌 매출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보다 확실한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휴젤 관계자는 "차 회장의 주식 매도는 개인의 재무상황에 따른 결정이지 회사 경영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내부적으로 임원 변동 계획 또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젤은 지속적으로 해외 매출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올해 연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대하며, 글로벌 성장 전략을 기반으로 투자자와 함께 장기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차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에 만료된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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