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회복, 신사업 확대 병행하며 '확장보다 안정' 전략 강화
| 한스경제=한나연 기자 |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GS건설이 공격적인 외형 확대보다 ‘현금과 내실’ 중심의 전략을 택하며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원가 현장 정리, 운전자본 개선을 통한 수익성 회복과 함께 플랜트·환경·모듈러 등 비주택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며 사업 포트폴리오가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형 성장보다 회복력과 유동성을 우선한 선택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GS건설의 3분기 말 기준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 잔액은 3조157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50%에서 239.9%로 낮아졌다. GS건설이 매출 확대보다는 비핵심 자산 정리를 통한 현금 확보에 집중함과 더불어 수익성과 리스크 수준을 고려한 선별 수주 기조를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변화는 실적에서도 나타났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2080억원, 영업이익은 14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81.5% 증가했다. 3분기 누계기준 영업이익률은 4.0%로 지난해 2.6%에서 크게 올랐다. 핵심 사업인 건축·주택 부문 매출은 17.5% 감소했지만, 고원가 현장이 정리되며 매출총이익률은 7.3%에서 11.8%로 개선됐다.
사업 구조의 변화는 더 두드러진다. 플랜트 부문 매출은 104.3%, 신사업 매출은 71.3%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수처리 자회사 이니마, 모듈러(Prefab), 환경·인프라 등 신사업이 전체 매출의 약 19.2%로 확대됐다. 해외 매출도 전년보다 75.1% 늘었다. 매출 총이익률 역시 13.2%로 전년 동기 대비 2.9%포인트(p) 늘면서 사업 기반이 국내 주택 중심에서 점차 다변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주택시장의 실수요 위축, 고금리 기조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은 여전히 변수다. 신사업 역시 성장 초기 단계인 만큼 수익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될지에 대한 시장의 시선도 완전히 낙관적이진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주택 비중이 늘었다고 해서 위험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대형 프로젝트의 원가 변동성과 해외 사업 리스크는 계속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에서 건축·주택 부문 마진이 11%대를 기록하며 상반기 대규모 준공 이후 수익성 믹스가 개선됐음을 보여줬다”면서도 “분양세대 감소로 건축·주택 매출 성장이 제한된 데다, 이니마 매각 후 해당 부문이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되면 주택 실적 비중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실적의 방향성은 주택 부문이 결정하게 되며, 주택 경기 흐름에 따라 향후 매출 추이도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GS건설이 보여주는 방향 전환을 ‘단기 실적 대응’이 아닌 ‘구조적 체질 개선의 시그널’로 해석한다. 실제로 회사는 올해부터 AI 기반 플랫폼을 통한 실시간 공사 과정 모니터링 도입, AI 기반 구조도서 검토 시스템 등을 특허 출원하며 관리 체계 및 구조 안전도 강화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기본과 내실을 탄탄히 다진 결과 각 사업본부별 원가율의 안정화와 함께 부채비율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수익성에 기반한 선별 수주와 경쟁력 우위 사업에 대한 전략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함과 동시에 미래를 위한 성장기반 안정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연 기자 nayeo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