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4-1로 제압,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확정한 LG 트윈스. /LG 제공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4-1로 제압,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확정한 LG 트윈스. /LG 제공

| 한스경제(대전)=류정호 기자 | 29년 만의 우승으로 통합 챔피언에 오른 뒤 지난해 2연패의 꿈이 좌절됐던 LG 트윈스가 다시 한 번 정상에 올랐다. 인고의 세월은 길지 않았다. 네 번째 우승의 갈증은 2년 만에 해소됐다.

LG는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4-1로 제압,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차지하며 통산 네 번째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LG는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한 첫해 처음 우승 트로피를 들었고, 1994년 정상에 복귀했다. 2000년대 들어 장기 부진의 늪에 빠졌지만 2023년 29년 만의 통합 우승으로 부활했고, 올해 다시 한 번 리그 정상에 섰다. 이로써 LG는 통산 한국시리즈 4회 우승으로 KIA(12회), 삼성(8회), 두산(6회), SSG(5회)에 이어 현대 유니콘스와 함께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2022년 말 LG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은 계약기간 내 두 차례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리그 최고 지략가지만 우승이 없다’는 꼬리표를 단 그는 LG 사령탑으로 시너지 효과를 냈다.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4-1로 제압,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확정한 LG 트윈스. /LG 제공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4-1로 제압,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확정한 LG 트윈스. /LG 제공

LG는 2019년부터 7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으며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다. 2022년 플레이오프 진출, 2023년 통합 우승에 이어 올해 다시 정상에 오르며 완성형 팀으로 거듭났다. 20년 전 ‘떨어질 팀은 떨어진다’는 오명을 받았던 팀이 명실상부 ‘리그 최강’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한때 10년 연속(2003~2012년) 가을야구와 인연이 없던 LG는 실패를 자양분 삼아 전력을 다듬었다. 꾸준한 육성과 전력 보강으로 전력을 안정시켰고, 이제는 기본기와 세밀함으로 승부하는 팀으로 변모했다.

정규시즌에서 LG는 팀 타율 0.278로 10개 구단 중 1위, 팀 평균자책점 3.79로 3위를 기록하며 공수 균형을 이뤘다. 염 감독 특유의 ‘디테일 야구’가 빛을 발했다. 데이터 분석과 기본기를 결합한 운영이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선발 라인업의 안정감도 눈에 띄었다. 2023년 우승 당시와 비교해 주전 한 명만 교체됐을 정도로 뼈대가 단단했다. 김현수, 박해민, 박동원, 오지환, 신민재, 홍창기 등이 중심을 지켰고, 손주영과 신인상 후보 송승기가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했다. 문보경은 20홈런·100타점을 기록하며 확실한 중심타자로 자리 잡았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염경엽 감독. /연합뉴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염경엽 감독. /연합뉴스

선발진은 31년 만에 다시 ‘4명의 두 자릿수 승리 투수’를 배출했다. 요니 치리노스(13승), 임찬규, 손주영, 송승기(이상 11승)가 그 주인공이다.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는 8경기에서 6승을 거두며 가세했다. 톨허스트와 치리노스는 한국시리즈에서 한화 타선을 압도했고, 송승기는 불펜으로 보직을 옮겨 제 몫을 했다. 세이브왕 고우석의 이탈로 불안하던 마무리진은 김진성을 중심으로 안정감을 찾았다.

LG의 우승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시즌 초반 구단 역대 최다인 7연승을 달리며 선두로 나섰지만, 6월 한화에 선두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전반기를 2위로 마쳤고, 후반기 초반에는 한화와의 격차가 5.5경기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8월 구단 최다 월간 18승을 쌓으며 선두를 탈환했다. 부진한 외국인 투수 에르난데스를 내보내고 톨허스트를 영입한 결단이 주효했다.

시즌 막판엔 매직넘버 1을 남기고 3연패를 당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한화가 마지막 경기에서 무너지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하늘이 도운 우승’이었다.

LG는 한국시리즈 직행의 이점을 십분 활용했다. 약 3주간 철저한 대비 훈련과 한화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고, 그 결과 시리즈를 완벽히 지배했다. 1·2차전에서는 폭발적인 타격으로 한화 마운드를 무너뜨렸고, 4차전에서는 9회 대역전극으로 사실상 우승의 향방을 결정지었다. 마지막 5차전에서 승리를 완성하며 LG는 다시 한 번 리그 최강임을 증명했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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