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제조 AI 클라우드 상용화, 자국 스타트업에 개방해 제조 AI 생태계 육성하는 亞 첫 사례
엔비디아 GPU 5만장 AI 팩토리로 제조 혁신… 가상공간 제조공정 복제로 비용↓ 효율↑
SK 사옥 전경. / SK
SK 사옥 전경. / SK

|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SK그룹이 엔비디아와 손잡고 국내 제조업의 인공지능(AI) 대전환을 이끈다. 양사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장 이상을 기반으로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아시아 최초로 '제조 AI 클라우드'를 상용화해 국내 스타트업과 공공기관에 개방한다. 반도체, 통신, AI 플랫폼을 아우르는 전방위적 협력을 통해 대한민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亞 최초 ‘제조 AI 클라우드’…스타트업에 문 활짝

이번 협력의 핵심은 아시아 최초로 엔비디아의 ‘옴니버스(Omniverse)’ 플랫폼을 활용한 ‘제조 AI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이를 외부 수요처에 개방하는 것이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3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2025 APEC 정상회의’ CEO 서밋에서 만나 ‘제조 AI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구축에 합의하며 구체화됐다.

SK는 SK하이닉스가 도입하는 엔비디아 최신 GPU ‘RTX 프로™ 6000 블랙웰 서버 에디션’ 2000여 장을 기반으로 제조 AI 클라우드를 우선 구축한다. 운영은 SK텔레콤이 맡아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와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데이터센터에 의존하지 않는 국내 유일의 제조 AI 클라우드 사업자로서, 맞춤형 성능과 데이터 보안을 보장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높은 비용과 장비 수급 문제로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제조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들은 가상공간에 생산 공정을 복제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수율 개선, 비용 절감, 유지보수 효율화 등의 혁신을 꾀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5만 GPU ‘AI 팩토리’ 구축… 울산, 亞 AI 거점으로

SK그룹은 제조 AI 클라우드를 포함해 총 5만 장 이상의 GPU로 가동되는 초대형 ‘AI 팩토리’를 국내에 구축한다. AI 팩토리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울산에 건설 중인 100메가와트(MW) 규모의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 사업과 연계된다. SK는 이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거점으로 육성하고, 디지털 트윈과 로봇, 거대언어모델(LLM) 등을 아우르는 ‘산업용 AI 서비스 공급 사업자’로 도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는 GPU 공급을 넘어 소프트웨어 최적화, AI 모델 공동 개발, 클라우드 운영 자동화 등 포괄적인 기술 협력에 나선다. 또한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주요 벤처캐피털(VC)과 함께 국내 제조 AI 스타트업 육성 및 지원에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젠슨 황 CEO는 “SK그룹과 함께 한국 AI 생태계를 활성화할 AI 팩토리를 조성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HBM4부터 6G ‘AI-RAN’까지… 반도체·통신 동맹 강화

양사의 협력은 AI 인프라 구축을 넘어 차세대 반도체와 통신 기술로 확장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서 HBM3, HBM3E에 이어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 공급 협의를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선다.

이날 SK텔레콤은 엔비디아와 6G 시대 핵심 기술인 ‘AI-RAN(무선접속네트워크)’ 기술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삼성전자, 연세대, ETRI 등이 참여하는 이번 협력은 AI 데이터를 무선망에서 초고속·초저지연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실증하고 표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태원 회장은 “엔비디아와 협력해 AI를 국내 산업 전반의 혁신 엔진으로 만들 것”이라며 “SK그룹은 차세대 메모리, 로보틱스 등을 구동할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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