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에너지건축물 실증·모듈러 주택 고도화로 기술 포트폴리오 확장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건물 부문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우리나라 건물의 80%가 노후화된 가운데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건축물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제로에너지(ZE), 그린리모델링(GR) 건축은 친환경·에너지 효율 혁신, 일자리 창출, 건물 가치 상승 등 다양한 효과를 앞세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선진국은 이미 민간·공공 부문을 아우르는 중장기 정책에 힘을 싣고 있으나, 국내는 아직 민간 지원이 미흡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국내 건설사, 건자재 업체, 금융, 에너지관리 솔루션 기업들은 제로에너지 건축 분야에서 혁신적 신기술 개발과 실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스경제는 이번 기획 시리즈를 통해 그린리모델링과 제로에너지 건축 활성화의 실효성과 혁신방안, 각 업계의 현장 도전기를 밀도 있게 전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 한스경제=한나연 기자 | DL이앤씨가 ‘리모델링·제로에너지·모듈러’를 축으로 한 기술 중심의 주거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후 단지를 고효율 주거로 탈바꿈하는 리모델링과 제로에너지 기술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다.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수직증축 리모델링 신기술 확보부터 제로에너지 실증 연구, 모듈러 주택 기술 고도화, 층간소음 저감까지 주거생활 품질 혁신 전반을 아우르며 미래형 친환경 주거 모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초고층 빌딩 구조기술을 주거 리모델링에 접목한 ‘포스트텐션(Post-Tension) 하중전이공법’으로 안전성과 사업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DL이앤씨는 지난 2023년 이 공법 개발에 성공해 국토교통부 건설신기술 인증(제964호)을 획득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기초보강 공법으로는 국내 최초 인증 사례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노후 아파트의 층수를 최대 3개 층까지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 방식이지만, 하중 분산 문제로 안전성 확보가 가장 큰 과제로 꼽혀왔다. 이에 그동안 여러 기술이 제안됐지만 검증 미비로 안전성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조합들이 수평증축이나 별동증축으로 사업을 변경하는 경우가 많았다.
DL이앤씨는 하중 집중 문제 해결을 위해 초고층 빌딩이나 교량, 원전 등에 사용되는 포스트텐션 기술을 리모델링에 접목했다. 지하층 벽체에 강연선을 설치해 벽체에서 기초로 전달되는 하중을 조절·전이시키는 방식으로, 파일이 받는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정성을 확보했다. 신규 파일 보강을 최소화해 공사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DL이앤씨의 기술이 향후 리모델링 사업성 향상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로에너지건축 대응을 위한 기술 실증도 속도를 내고 있다. DL이앤씨는 대전 건축환경연구센터에서 신재생에너지 활용, 단열, 냉난방 공조 등 에너지 자립도 및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제로에너지 건축 기술이 단순한 절감형 설계를 넘어, 실제 주거환경에서 에너지 자립을 검증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의 제로에너지건축(ZEB) 의무화가 공공을 넘어 민간까지 확대되면서, DL이앤씨도 기술 상용화와 실증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에는 공동주택뿐 아니라 오피스, 복합시설 등으로 기술 적용 범위를 넓힐 것으로도 전망된다.
모듈러 건축 분야에서도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 2023년 전남 구례군에 국내 최초로 모듈러 단독주택 타운을 조성하면서 일찍이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무용접 모듈러 커넥터’, ‘모듈 유닛 조합 설계’, ‘무하지 외장접합시스템’ 등의 기술을 적용해 조립 시간을 단축하고,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DL이앤씨는 이 기술 등을 포함해 약 40여건의 관련 특허를 확보하는 등 기술 특허에도 앞장서고 있다.
생활 품질 개선을 위한 스마트 기술 도입도 병행 중이다. DL이앤씨는 층간소음을 대폭 줄여주는 ‘D-사일런트 플로어(D-Silent Floor)’를 신규 입주 단지에 적용하고 있다. 이 기술은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하는 마감 몰탈 및 완충재 등 혁신 기술을 집약해 만든 층간소음 저감 바닥구조다. 자체 개발한 ‘D-사일런스(D-Silence) 서비스’도 아파트 단지에 확대 적용 중이다. 거실이나 벽면 등에 설치된 센서가 일정 수준 이상의 진동을 감지하면 세대 월패드로 자동 알림을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환경부 기준(39dB(A))을 초과하는 층간소음이 10초 내 3회 이상 발생 시 ‘주의’, 6회 이상이면 ‘경고’ 알림이 울린다. 이 서비스는 2023년 경기도 연천 ‘e편한세상 연천 웰스하임’에서 처음 도입됐으며, 이달 분양을 진행하는 ‘아크로 드 서초’ 등 주요 단지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개발한 층간소음 차별화 기술인 D-사일런스 서비스에 대한 시장 관심이 뜨겁다”며 “층간소음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빠르게 시장 적용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나연 기자 naye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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