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 한국은행이 3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주택가격과 1430원대를 넘나드는 원 ·달러 환율 변동성이 고려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3일 오전,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50%로 동결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0.25%p씩 네 차례(2024년 10월, 11월·2025년 2월, 5월)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7월, 8월에 이어 이번까지 총 3회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금통위는 "물가가 안정된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성장은 전망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지만,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고 부동산 대책의 수도권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영향, 환율 변동성 등 금융안정 상황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 시장에서도 동결을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분야의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5%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8월 금통위 결정과 같이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예상이 우세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불안정한 주택가격과 불안한 원·달러 환율이 금리 동결을 부추겼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10월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주 전 대비 0.54% 상승하며 오름폭이 확대됐다.
앞서 정부는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6억원으로 축소하는 6·27 대책을 내놓았으나 집값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주택시장 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주요 지역을 대상으로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수도권·규제지역의 15억원 초과 주택의 대출한도를 2~4억원 대해 2~4억원으로 줄이는 10·15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서울 중심으로 부동산시장 재과열 조짐이 보이고 향후 가계대출 흐름의 불확실성도 증대됐다"며 "한은이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진 않을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미중 갈등, 미국과 관세 협상 불확실성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불안정해진 것도 기준금리 동결에 영향을 끼쳤다.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성장은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무역협상, 반도체 경기 전망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면서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정부의 추가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점검하는 한편, 높은 환율 변동성의 영향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의 하방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 나가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