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생성형 AI 챗봇 신뢰도·AI 상담 만족도 22%에도 못 미쳐
은행권 인공지능(AI) 상당사 고도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으나 고객 신뢰도나 만족도는 22%도 채 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공
은행권 인공지능(AI) 상당사 고도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으나 고객 신뢰도나 만족도는 22%도 채 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제공

|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 금융권 디지털 전환이 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상담사의 시스템 고도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은행권은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상담 품질 향상과 업무 효율성을 강화하는가 하면, 딥러닝 기반으로한 감정분석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다양한 감정을 식별하는 기술까지 도입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비효율적인 상담으로 고객 만족도나 신뢰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증권·자산운용·보험사 등을 중심으로 한 금융사의 AI 기술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국내 은행권은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영업점과 상담인력을 지속적으로 축소하며 'AI 상담사' 도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의 시대가 됐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국내 영업점 수는 2020년 3월 말 3453개에서 2025년 3월 말에는 2705개로 21.7%가 감소했다. 직원 수는 2022년 5만6248명에서 2024년에는 5만5231명으로 1.81% 감소했다. 반면 공개 채용 규모는 2023년 1000명에서 2025년에는 540명으로 축소됐다. 

이에 은행권은 AI 기술을 도입한 'AI 상담사'를 구축하고 고도화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은 딥러닝 기반 감정분석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다양한 감정을 식별하는 ‘AI 감정분석 시스템’을 도입했다. ‘AI 감정분석 시스템’은 고객이 AI 음성봇과 상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감 지능으로 고객의 대화 목소리 톤 및 강세, 사용하는 단어 등을 기반으로 고객의 감정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필요한 경우 즉시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한다.

NH농협은행은 ‘차세대 컨택센터 고도화’ 사업에 착수해 △AI콜봇 고도화 △생성형 AI기반 상담지원 시스템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신 AICC(AI Contact Center) 기술을 적용해 단순 문의는 AI상담사가 처리하고 정서적 판단이 필요한 복잡한 상담은 전문 상담사가 응대하는 체계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또한 기존 콜봇의 상담 완결 범위를 확대하고 사용자 편의성도 개선한다.

이와 함께  ARS·전화 및 화상상담·AI콜봇 등 다양한 상담채널을 통합 관리하는 옴니채널 플랫폼을 도입하고 VoC(Voice of Customer) 분석 기반의 고객 여정 관리로 AI를 통한 고객 민원 선제 대응 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처럼 AI 상담사가 은행권 전반에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고객 만족도는 그리 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반 고객관계관리(CRM) 기업 세일즈포스가 발표한 '금융 서비스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 서비스 분야의 생성형 AI 챗봇에 대한 신뢰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비중은 단 21%에 불과했으며 '신뢰하지 않는다'가 23%, '중립적'아란 답이 56%로 나타났다. 

또한 40%의 고객은 AI가 금융 거래 소요 시간을 단축할 것이라는 데 동의하지도, 동의하지 않지도 않는다고 답했다. 

KB금융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AI 상담 서비스 만족도는 21.6%(만족 19.8%·매우 만족 1.8%)에 불과하며 반면 불만족이 39.4%(불만족 30.6%·매우불만족 8.8%)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AI 상담원이 요구사항을 이해하지 못해 불편을 느낀 응답자가 73.6%로 가장 많았으며 AI 상담 서비스 이용 후 인간 상담원으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불편을 느낀 응답자가 56.9%로 뒤를 이었다. 

AI 상담 서비스는 초기에는 고객의 단순 문의 처리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됐지만, 현실에서는 AI가 문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고객이 감정이 상한 채로 상담이 이관돼 인간 상담원이 뒷수습을 해야 하는 일이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규제나 윤리적 판단이 요구되는 복잡한 이슈에 대해서도 불안요소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은행들이 AI 챗봇 도입 시 외부 기술 업체에 의존하면서 데이터 유출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위험이 존재하며, 법률·금융 등 고위험 분야에서는 AI의 답변 도출 과정에 대한 설명이 누락돼 사용자 신뢰를 저하시킨다는 지적도 들린다. 

결국 은행권이 AI 상담사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기술적 한계에 인간 상담사를 100% 대체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상담 부분에선 AI 기술 도입과 인간 상담사와의 상호보완적 운영을 통해 자동화의 효율성과 인간적 가치를 조화롭게 결합한 미래형 금융 상담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최승우 KB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 상담의 영역에서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고객 상황에 대한 이해와 정서적 안정감 제공이 중요해지면서 AI 모델만으로는 고객 요구 충족이 어렵다"면서, "효율성 면에서 강점을 가진 AI와 고객 요청의 정확한 맥락을 파악하고 신뢰와 공감을 제공하는 인간 상담원을 결합한 인간과 AI 협업 모델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AI와 인간 상담원의 장점을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한 인간과 AI 협업 모델을 금융 상담에 적용해 금융기관은 고객 경험과 조직 효율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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