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상암)=류정호 기자 |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최선을 다해 철저히 준비하겠다.”
삼바 군단과 맞대결을 앞둔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이 던진 비장한 출사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과 10월 A매치 첫 경기를 치른다. 이어 14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파라과이와 두 번째 친선전을 벌인다. 한국은 지난 6월 아시아 최종예선을 통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9월 미국 원정 2연전 무패(1승 1무)에 이어 이번 10월 A매치를 통해 본선 경쟁력을 시험한다.
이번 경기는 단순한 평가전이 아니다. 월드컵 본선 조 추첨을 앞두고 있어 FIFA 랭킹을 관리해야 할 시점인 까닭이다. 조 추첨은 48개국을 12개 팀씩 4개 포트로 나눈 뒤, 각 포트에서 한 팀씩 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개최국인 미국·멕시코·캐나다는 1번 포트에, UEFA 플레이오프(PO) 및 대륙간 PO를 통해 본선에 합류하는 팀들은 4번 포트에 배치된다. 나머지 팀들은 FIFA 랭킹을 기준으로 순위에 따라 포트가 결정된다.
현재 한국은 9월 발표된 FIFA 랭킹에서 1593.19점으로 전체 23위에 올라 있다. 본선 진출이 확정됐거나 유력한 팀들만 놓고 봐도 한국은 23번째로, 2번 포트에서는 하위권이다. 불안 요소도 있다. 24위 에콰도르(1588.04점)와의 격차는 불과 5점 남짓이고, 25위 호주(1583.49점) 역시 턱밑까지 추격해 오고 있다.
문제는 기준이 될 FIFA 랭킹 발표 시점이다. 본선 조 추첨에 10월 FIFA 랭킹이 적용될지, 아니면 11월 랭킹이 기준이 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만약 11월 랭킹이 기준이 된다면, 한국은 이달 브라질·파라과이전은 물론 다음 달 볼리비아전과 아직 확정되지 않은 평가전까지 모든 경기 결과에 신경을 써야 한다. 성적이 부진해 순위가 밀린다면, 한국은 2번 포트 대신 3번 포트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홍명보 감독 역시 이 부분을 잘 알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본선까지 평가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 평가전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결과보다는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포트 배정 역시 중요하다. 선수들도 철저히 준비하고 있고 최선을 다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브라질전의 최대 관심사는 홍명보호의 ‘백3’ 실험이다. 홍명보 감독은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부터 해외파가 합류한 9월 A매치까지 백3 전술을 꾸준히 시험하고 있다. 미국 원정에서는 2-0으로 미국을 꺾고, 멕시코와 2-2로 비기는 성과를 냈다.
이에 선수단의 백3 전술 이해도가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단을 믿었다. 홍명보 감독은 “백3, 백4 모두 감독의 철학이 필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선수단 구성”이라면서 “현재 한국 축구는 2선 자원이 훌륭하다. 그러나 중앙 수비수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좋다. 9월 A매치부터 본격적으로 백3를 가동하고 있다. 생각 이상으로 선수들의 이해가 빠르다. 선수들의 특성을 최대한 살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백3 전술의 ‘핵심’ 김민재의 부상 여부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김민재는 최근 2시즌 간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에서 아킬레스 부상의 여파로 선발과 교체 명단을 오가고 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김민재의) 몸 상태나 컨디션은 전혀 문제가 없다. 대표팀에서 충분히 보호받고 있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단언했다.
한편 한국 축구의 주장이자 간판 손흥민은 새로운 기록 작성을 목전에 뒀다. 손흥민은 이번 2연전 중 한 경기라도 출전하면 한국 남자 선수 A매치 최다 출전 기록을 새로 쓴다. 현재 손흥민은 차범근 전 감독, 홍명보 감독과 함께 공동 1위(136경기)다.
홍명보 감독은 “역사는 항상 새롭게 쓰인다. 진심으로 축하한다. 무엇보다 훌륭한 것은 그동안 손흥민이 한국뿐 아니라 유럽, 미국 등지에서 장거리 여정이 많았다. 그것만큼 어려운 건 없다. 좋은 컨디션으로 좋은 경기를 해야 하는 상황을 이겨낸 결과다. 브라질전도 좋은 경기를 했으면 한다. 모든 기록을 가져갔으면 한다”고 응원을 보냈다.
류정호 기자 ryutilit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