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이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B조 2차전에서 파라과이와 0-0으로 비겼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이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B조 2차전에서 파라과이와 0-0으로 비겼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이 수적 우위를 안고도 파라과이를 뚫지 못하며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다. 반면 ‘영원한 라이벌’ 일본은 개최국 칠레까지 제압하며 조기 16강 진출을 확정하면서 대조적인 흐름을 보인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일(한국 시각) 칠레 발파라이소 에스타디오 엘리아스 피게로아 브란데르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B조 2차전에서 파라과이와 0-0으로 비겼다. 지난달 28일 1차전 우크라이나전에서 1-2로 패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승리를 놓치며 승점 1(1무 1패)에 머물렀다.

B조는 우크라이나와 파라과이가 나란히 1승 1무(승점 4)로 선두권을 형성했고, 파나마(승점 1·3득점)가 다득점에서 앞서 3위, 한국이 최하위(승점 1·1득점)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는 24개 팀이 6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와 3위 중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16강에 오른다. 한국은 4일 파나마와 최종전에 반드시 이겨야 16강 진출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경기는 답답했다. 한국은 전반전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오히려 파라과이의 중거리 슛이 잇따라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추가시간, 파라과이의 핵심 공격수 엔소 곤살레스가 김현오의 다리를 가격해 퇴장당하면서 수적 우세를 얻었다. 그러나 밀집 수비를 뚫지 못했다. 후반 김태원과 김명준이 연이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골문을 외면했다.

이창원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감독
이창원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감독

새롭게 도입된 ‘판정 챌린지’ 제도인 FVS(Football Video Support)는 이날 경기에 큰 변수가 됐다. 한국 벤치가 요청한 비디오 판독으로 곤살레스의 퇴장이 선언되며 수적 우위를 얻었다. 하지만 한국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내내 단조로운 크로스 위주의 공격만 반복해 비판을 자초했다. 경기 후에는 이창원 감독을 향해 수적 우세를 활용하지 못한 단순한 전술 운용이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반면 일본은 같은 날 A조 2차전에서 개최국 칠레를 2-0으로 제압, 2연승으로 승점 6을 확보해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일본은 앞서 이집트전도 2-0으로 완승했고, 이날 경기에서도 후반 10분 이치하라 리온의 페널티킥, 후반 37분 요코야마 유메키의 쐐기 골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뉴질랜드가 이집트를 2-1로 꺾으면서 A조는 일본(승점 6)이 선두, 칠레·뉴질랜드(승점 3)가 중위권, 이집트(승점 0)가 최하위에 자리했다. 일본은 최종전 결과와 관계없이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해 한국과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한국은 최근 두 차례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2019년), 4강(2023년)을 기록하며 아시아 축구의 위상을 높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전술적 완성도와 결정력 부족으로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놓였다. 반면 일본은 안정된 경기력으로 조기 16강을 확정, 초반부터 한일 격차가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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