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6일 저녁 8시 20분께 5층서 리튬배터리 화재 신고
발생 10시간 만에 큰 불길 잡아...1명 부상
국가자원 데이터 훼손 우려...물 대량 투입 못해 초동 진화 실패
"1등급 전산시스템 12개·2등급 58개 영향"...정부24도 접속 장애
26일 오후 8시 20분께 대전 유성구 화암동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리튬배터리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26일 오후 8시 20분께 대전 유성구 화암동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리튬배터리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 지난 26일 오후 정부 전산시스템이 있는 대전의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무정전·전원 장치(UPS)용 리튬이온배터리 화재가 발생해 정부 전산 서비스가 대규모로 마비됐다.

27일 행정안전부와 소방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20분께 대전 유성구 화암동 국가정보자원관리원 5층 전산실에서 리튬이온배터리 폭발로 화재가 발생했다는 119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불은 배터리 교체 작업을 위해 전원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작업하던 업체 직원 1명이 얼굴과 팔에 1도 화상을 입었다. 배터리 제조업체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 파악됐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에 인원과 소방차를 긴급 투입해 진화 작업을 시작했다. 대전시 소방본부는 인원 170여명과 소방차 등 차량 63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인 끝에 화재 발생 9시간 50분 후인 이날 오전 6시 30분께 큰 불길을 잡았다. 현재 연기를 빼는 배연작업이 진행 중이다.

대량의 물을 투입할 경우 국가자원 데이터가 훼손될 수 있어 이산화탄소 등 가스 소화설비를 사용하다 보니 신속한 진화에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불길이 재점화되자 결국 배터리를 분리해 방수작업을 했으나 최소한의 물만 사용해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건물 내부에 쌓여있던 192개 리튬이온배터리 팩은 이미 상당 부분 연소한 상황이다.

행정안전부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대전 본원에 입주한 정부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화재로 영향을 받은 정부 서비스는 모바일 신분증과 국민신문고 등 1등급 12개, 2등급 58개 시스템으로 파악됐다.

행안부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 홈페이지와 정부 온라인 민원서비스 정부 24도 접속에 장애를 보이고 있다.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정부 메일링 시스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 전산시스템의 핵심부가 화재로 막대한 피해를 본 만큼 시스템 복구와 정상화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자원은 2023년 11월 정부 행정전산망 마비 상태 당시에도 전산 관리에 문제를 드러내며 큰 비판을 받았다. 당시 일주일간 지속된 전산망 마비 상태가 네트워크 장비인 '라우터'의 포트 불량에 따른 것으로 파악되며 기본적인 장비 점검 등이 부실했다는 질타가 쏟아지기도 했다.

전산망 마비 사태 이후 1년 10개월 만에 발생한 화재에 국가 전산망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정부의 구멍 난 안전관리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는 화재가 진압되는 대로 내부로 진입해 정확한 피해 상황 파악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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