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광고 불매·실력 행사 불사"… 지역 갈등 조짐
▲여수MBC순천이전반대범시민대책위원회와 여수시의회 백인숙 의장 등이 26일 협약식이 열린 순천만국가정원 워케이션센터를 방문해 여수MBC 순천 이전 추진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여수시의회)
▲여수MBC순천이전반대범시민대책위원회와 여수시의회 백인숙 의장 등이 26일 협약식이 열린 순천만국가정원 워케이션센터를 방문해 여수MBC 순천 이전 추진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여수시의회)

| 한스경제=하태민 기자 | 여수MBC가 사옥을 순천시로 이전하기 위한 문화콘텐츠산업 관련 투자협약을 비공개로 체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수 지역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6일 여수MBC순천이전반대범시민대책위원회는 협약식이 열린 순천만국가정원 워케이션센터를 방문해 여수MBC 순천 이전 추진에 항의했다. 하지만 대책위는 시청 입구에서 순천시 관계자들에게 제지당해 노관규 순천시장을 면담하지 못했고 항의서한만 전달하는 데 그쳤다.

협약식은 외부에 별다른 공지 없이 극비리에 진행됐다. 여수MBC와 순천시 관계자 등 극소수만이 참석한 가운데 언론 비공개로 이뤄졌다.

박종길 대책위원장은 "첩보작전을 방불케 한 밀약 수준의 협약이었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렇게 서두르는 이유를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 자존심과 지역 언론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MBC 광고 불매운동을 포함한 전면적인 실력행사에 돌입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수MBC는 순천시와 이번 협약을 통해 애니메이션 및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사옥을 순천으로 이전해 사명도 '순천MBC'로 변경한다. 그러나 여수 지역사회 반발이 거세지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여수시의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시의회는 "시민과 지역사회 의견은 철저히 배제된 채 이뤄진 협약은 전형적인 밀실야합"이라며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협약은 즉각 무효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인숙 의장은 "기회발전특구 본래 취지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수도권 기업 유치를 위한 제도에 지역 언론사가 특혜를 받는 것은 제도 취지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여수MBC 모회사인 MBC 본사와 자회사 ㈜엠비씨플러스 이중적 행태도 문제 삼았다. 여수MBC는 순천으로 이전을 추진하면서도 MBC플러스는 여수시가 주최하는 '세계섬박람회' 운영대행사로 선정돼 사업권을 확보했다.

시의회는 "여수를 떠나면서 동시에 여수의 행사에서 실속만 챙기려는 이중적 태도를 시민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수MBC는 이전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하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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