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53.3%↓
집중투표제 ‘미도입’…소액주주 권리 외면
LX인터내셔널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53.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의장을 윤춘성 대표가 겸직하고 있었고, 소수주주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집중투표제도 도입하지 않았다. 또한 실적 악화에도 윤춘성 대표는 11억원이 넘는 보수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윤춘성 LX인터내셔널 대표이사 사장. / 사진=LX인터내셔널
LX인터내셔널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53.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의장을 윤춘성 대표가 겸직하고 있었고, 소수주주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집중투표제도 도입하지 않았다. 또한 실적 악화에도 윤춘성 대표는 11억원이 넘는 보수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윤춘성 LX인터내셔널 대표이사 사장. / 사진=LX인터내셔널

|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 LX인터내셔널(윤춘성 대표이사 사장)이 소액주주 보호를 외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윤춘랑 대표는 상반기에만 수십억원의 보수를 받아 눈총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X인터내셔널의 지난해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53.3%다.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시총 250대 기업 평균(69.8%)보다는 16.5%p 낮은 수치다.

LX인터내셔널은 15개 핵심지표 중 8개를 준수했다.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를 포함해 ▲전자투표 실시 ▲현금 배당 관련 예측 가능성 제공 ▲위헌 관리 등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이사회의 성(性) 다양성 ▲내부감사기구 내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 존재 ▲내부감사기구와 외부감사인의 분기별 1회 회의 진행 ▲경영 관련 중요 정보에 내부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 마련 등이다.

이사회 분야에서는 6가지 항목 중 4가지를 준수하지 않았다.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 마련 여부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집중투표제 채택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 있는 자의 임원 선임 방지 정책 수립 등이다.

LX인터내셔널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면서 이사회 내 성(性) 다양성 요건은 충족했지만, 윤춘성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해 독립성은 미흡하다.

LX인터내셔널 측은 “이사회는 회사의 주요 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 및 경영효율성 등을 고려해 윤춘성 대표가 이사회를 이끌어갈 적임자로 판단해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가치 훼손이나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회사의 정책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엄격한 심사를 거쳐 주총에서 최종적으로 선임하고 있다”며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어 별도 정책을 수립하지 않았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소액주주 권익 보호 ‘외면’

LX인터내셔널은 소액주주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집중투표제도 도입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대주주 중심의 이사회 구성이 굳어지고 있고, 주주의 권익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중투표제는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숫자만큼 선출할 이사 수와 동일한 수의 의결권을 부여받는다. 일례로 3명의 이사를 선임하면, 주당 3개의 의결권이 주어진다. 전문가들은 이 제도에 대해 대주주가 지배하는 이사회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집중투표제 배제 이유에 대해 사측은 “이사 후보에 대한 정보를 주주에게 미리 제공하고 있고, 소수주주도 주총에서 이사 선임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전자투표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의 권익보호 측면에서 장점은 있지만, 경영에 적극 관여하는 투기자본에 악용될 가능성도 동시에 존재하며,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이사회 운영 측면에서 집중투표제 도입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 외에 별도의 주주환원 정책이나 배당정책도 없고 배당계획도 통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LX인터내셔널은 “별도의 명문화된 배당정책을 공표하고 있지 않으나 내·외부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당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향후 주주들과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배당정책 공표를 포함한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해명했다.

LX인터내셔널 CI. / 사진=LX인터내셔널
LX인터내셔널 CI. / 사진=LX인터내셔널

◆실적 악화에도 대표는 ‘수십억원’ 보수 챙겨

LX인터내셔널은 2분기 실적이 악화했음에도 윤춘성 대표의 보수는 수십억원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LX인터내셔널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2분기 매출액은 3조8300만원, 영업이익은 550억원, 반기순이익은 562억원으로 발표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4조730억원)은 5.97%, 영업이익(1296억원)은 57.56% 반기순이익(1131억원)은 50.31% 하락한 수치다.

매출 하락 원인은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부진 심화로 이한 자원 시황과 물류 운임 하락, 주요 트레이딩 품목인 LCD패널 판매량 감소다. 결국 글로벌 무역 분쟁 심화·중국 경기부진 장기화·환율 변동성 확대·자원시황 약세 등 대외 변수의 복합적 리스크가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그럼에도 윤춘성 대표는 올해 상반기 11억23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구체적으로 급여(기본급+역할급) 6억5800만원, 상여금 4억5600만원, 기타 근로소득(복리후생비) 9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벌써 연말 보수에 근접한 액수를 받았다.

윤 대표의 급여는 LX인터내셔널 임원들의 평균 급여를 크게 웃돌았다. LX인터내셔널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미등기임원 20명의 1인 평균 급여는 2억5300만원, 이사·감사 6명은 2억7400만원으로, 윤 대표의 급여는 미등기임원의 2.6배, 이사·감사의 2.4배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호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보수(15억9700만원)를 더하면 1년 6개월간 30억원에 가까운 돈을 수령한 셈이다.

 

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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