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한나연 기자 |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오피스텔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한동안 금리 인상과 주택경기 침체 여파로 부진을 겪었지만, 최근 아파트 가격 상승과 규제 완화, 임대수익률 개선 등이 맞물리며 투자와 실거주 수요가 동시에 늘어나는 모습이다.
KB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상업용부동산 시장 진단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2024년 하반기 이후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올해 들어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 2분기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수도권 2억7000만원, 서울 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0.34%, 0.55% 상승했다. 거래량도 뚜렷하게 증가했다. 올 상반기 오피스텔 매매 건수는 약 1만7000호로 전년 동기 대비 35.4% 늘며 2023년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소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중대형 오피스텔이 대체재로 주목받는 양상이 나타났지만, 실제 수요 회복은 소형 오피스텔에서 더 뚜렷했다. 보고서는 “중대형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유사한 거주 가구 구조를 갖췄지만 아파트 시장 회복세가 이어져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반면 월세 시장이 확대되면서 소형 오피스텔은 시장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1~2인 가구 비중이 증가하고, 전세사기 리스크 확산 등으로 월세 선호가 심화되면서 소형 오피스텔이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갖춘 셈이다.
실제로 임대시장의 변화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서울 오피스텔 임대시장에서 월세 비중은 2020년 7월 45%에 불과했지만, 지난 8월 기준 76.3%까지 높아졌다. 전세보증금 미반환 불안이 커지자 원룸과 소형 오피스텔일수록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 월세를 선호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2022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소형 오피스텔은 5%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최신 자료도 이를 뒷받침한다. 2025년 8월 기준 전국 오피스텔 평균 임대수익률은 5.59%로, 신표본 집계가 시작된 202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권역별로는 지방권이 6.01%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고, 수도권은 5.48%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대전이 7.84%로 전국 최고 수익률을 보였으며, 광주(6.65%)와 세종(6.42%)도 강세를 나타냈다. 인천은 수도권 내에서 가장 높은 6.23%를 기록했다.
서울은 평균 4.96%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보였지만, 안정성과 자산 보존력에서 매력이 크다는 평가다. 업무지구를 중심으로 임대 수요가 꾸준하고 공실률이 낮아 안정적인 임대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청약시장에서 높아진 가점 장벽을 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주거형 오피스텔’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면서, 서울 오피스텔은 투자와 실거주 수요가 동시에 유입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규제 차별화도 오피스텔의 매력을 키우는 요소다. 지난 6월 발표된 ‘6.27 대책’은 6억원 초과 아파트에 스트레스 DSR을 적용해 대출 한도를 제한했지만, 오피스텔은 주택이 아닌 준주택으로 분류돼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로 인해 자금 조달 측면에서 유연성이 높아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대안이 되고 있다.
거래량도 상승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은 750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295건 대비 19.2% 늘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KB경영연구소 역시 “투자 목적이 강한 소형 오피스텔은 임대 수요 기반이 양호한 수도권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오피스텔은 단순한 투자 상품을 넘어 실거주 수요까지 흡수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특히 오피스텔은 청약 시 무주택자로 인정받기 때문에, 서울 주요 지역에서 높아진 아파트 진입 장벽을 넘기 위해 주거형 오피스텔을 통한 내 집 마련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연 기자 nayeo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