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간·승차감·고속 안정성까지 갖춘 패밀리 전기SUV
아웃도어 활용성까지 챙긴 대중화 모델 정조준
‘가속 제한 보조’와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2.0' 등 최첨단 안전 사양 탑재
더 기아 'EV5 GT라인'의 외관./ 곽호준 기자
더 기아 'EV5 GT라인'의 외관./ 곽호준 기자

| 한스경제=곽호준 기자 | '더 기아 EV5'는 국내 전기차 대중화의 마지막 퍼즐을 채운 모델이다. 동급 최대 실내 공간, 현대차그룹 최초로 선보인 안전 사양 등을 앞세워 패밀리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서 대중화 모델로 자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V5는 EV6·EV9·EV3·EV4에 이어 등장한 다섯 번째 E-GMP 기반 전용 전기차다. EV4와 EV6 사이에 포지셔닝 한 준중형 SUV로 3~5인 가족 단위를 주요 수요층으로 겨냥했다. 국내에서는 패밀리 SUV를 지향하는 만큼 긴 주행 거리가 요구되는 롱레인지만 출시했다. 트림은 에어, 어스, GT-line(라인) 3가지가 마련됐으며 시승한 차량은 최상위 모델 'GT-라인'이다.

더 기아 'EV5 GT라인'의 측면./ 곽호준 기자
더 기아 'EV5 GT라인'의 측면./ 곽호준 기자
더 기아 'EV5' GT라인(우), 기본 모델의 전면./ 곽호준 기자
더 기아 'EV5' GT라인(우), 기본 모델의 전면./ 곽호준 기자

제원상 차체 크기(전장 4610㎜, 전폭 1875㎜, 전고 1670㎜, 휠베이스 2750㎜)는 스포티지와 비슷하지만 정통 SUV 바디 타입으로 외형을 꾸며 실물은 더 커 보인다. GT-라인은 ▲전면부 범퍼 하단 사선 그릴 패턴 ▲리볼버 형태의 전용 19인치 알로이 휠 등 상위 트림임을 강조한 디자인 요소를 가미해 눈길을 끈다.

가족 중심 SUV를 표방하는 만큼 실내는 넉넉한 공간감을 자랑한다. 하이라이트는 바로 뒷좌석. 2열 시트에 앉았을 때 머리 공간(1024㎜), 무릎 공간(1041㎜)이 주는 탁 트인 개방감이 매력 포인트다. 등받이 각도 조절 범위도 넓어 편안하고, 앞·뒤 탑승객 모두 쓸 수 있는 확장형 센터콘솔, 시트백 테이블 등은 실용적이다.

더 기아 'EV5 GT라인'의 2열 좌석./ 곽호준 기자
더 기아 'EV5 GT라인'의 2열 좌석./ 곽호준 기자
더 기아 'EV5 GT라인'의 트렁크 공간./ 곽호준 기자
더 기아 'EV5 GT라인'의 트렁크 공간./ 곽호준 기자

차박·캠핑 등 아웃도어 활용성도 놓치지 않았다. 2열 시트는 완전히 평평하게 접히는 '풀플랫' 기능을 담았다. 트렁크에는 각종 용품들을 쉽게 고정할 수 있는 '기아 애드기어 레일'과 '실내 전력 공급(V2L)' 기능을 갖췄다. 적재 공간은 스포티지보다 39ℓ 큰 566ℓ(유럽 VDA 기준)이며 2열을 모두 접으면 최대 1650ℓ까지 확장된다.

EV5에는 최고출력 160kW(약 217마력), 최대토크 295Nm(약 30.1kg·m)을 발휘하는 전륜 구동 싱글 모터와 81.4kWh 넉넉한 용량의 삼원계(NCM) 배터리가 맞물린다. 전기차지만 가속 성능은 "여유롭다"란 표현이 어울린다. 패밀리 SUV란 성격에 맞게 전기차 특유의 폭발적인 가속력보다는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가속감을 구현한 의도적인 세팅으로 보인다. 

더 기아 'EV5 GT라인'의 주행 모습./ 기아
더 기아 'EV5 GT라인'의 주행 모습./ 기아

고속 안정성에도 공들인 흔적이 몸소 느껴진다. 분명 가속은 경쾌하게 이어지는데 체감 속도는 한 템포 눌러앉은 듯한 안정감이 인상적이다. 차체 길이 대비 긴 휠베이스와 밑바닥에는 커다란 배터리팩이 깔린 저중심 설계 덕분에 훌륭한 직진 안정성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부담이 없다. 차체 앞머리가 들리며 맹렬히 치고 나가는 여타 전기차와 달리 차분하게 수평을 유지하며 속도를 끌어올린다. 급격한 차선 변경 시에도 큰 흔들림 없이 말끔하게 궤적을 바꾼다. 

더 기아 EV5의 '가속 제한 보조 장치' 작동 모습./ 곽호준 기자
더 기아 EV5의 '가속 제한 보조 장치' 작동 모습./ 곽호준 기자

주행 중 최신 첨단 안전 사양도 체험할 수 있었다. EV5에는 ‘가속 제한 보조’와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2.0’이 처음 적용됐다. 이는 갑작스러운 급가속을 제어하거나, 정차 시 전·후방 장애물 감지해 잘못된 가속 페달 입력을 차단하는 기능이다.

실제로 페달을 깊게 밟자 계기판에 ‘가속 제한 보조 작동’ 경고 메시지가 뜨며 가속이 순간적으로 제한됐다. 예기치 못한 급발진이나 페달 오조작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일 만한 장치로 느껴졌다.

더 기아 'EV5'의 주행 모습./ 기아
더 기아 'EV5'의 주행 모습./ 기아

‘가족과 함께하는 차’답게 승차감도 만족스럽다. 민감한 운전자가 아니더라도 EV6와 EV5의 차이를 단번에 느낄 수 있다.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한층 깔끔하고 고급스럽다. 주파수 감응형 댐퍼와 제네시스 라인업에도 적용되는 하이드로 부싱의 탑재 효과다. 부싱 내부의 유체가 이동하며 발생시키는 유체 저항으로 노면에서 올라오는 크고 작은 충격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걸러낸다.

정숙성 역시 동급 경쟁 모델을 앞선다. 1·2열 이중접합 차음유리 적용하고 차체 내부 곳곳에 흡차음재를 보강해 투과음과 잔진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여기에 19인치 흡음형 전기차 전용 OE타이어를 더해 노면 소음과 공명음을 걸러내는 능력도 수준급이다.

더 기아 'EV5 GT라인'의 외관./ 곽호준 기자
더 기아 'EV5 GT라인'의 외관./ 곽호준 기자

전기차의 핵심인 EV5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산업통상자원부 인증 기준 복합 460km다. 약 90km를 시승한 뒤 배터리 잔량은 51%, 잔여 주행 가능 거리는 265km였다. 출발 시 잔량 70%, 주행 가능 거리 368km였던 점을 고려하면 공인 수치보다 훨씬 여유 있는 실주행 거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비도 kWh당 5.5km를 기록해 공인 수치(5.0km/kWh)를 웃돌았다.

국내 판매 가격은 ▲에어 4855만원 ▲어스 5230만원 ▲GT라인 5340만원이다.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기본 트림은 4000만원 초반대 구입이 가능하다. 

곽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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