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익률 10% 미만…신영·대신 펀드가 성과 견인
| 한스경제=김유진 기자 | 지난해 9월 첫선을 보인 ‘디딤펀드’가 출시 1년을 맞았다. 수익률은 양호했지만 자금 유입은 소수 상품에 쏠렸고, 구조적 차별성도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디딤펀드의 지속 가능성에도 물음표가 붙고 있는 가운데, 협회 측은 회장 임기와 관계없이 지속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딤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10%를 밑도는 수준을 기록했다. 가장 우수한 성과를 거둔 상품은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디딤자산배분펀드’로, 8월 말 기준 15.19%의 수익률을 올렸다. 국내 고배당 가치주와 해외 성장주, 국내 단기·중장기 채권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둔 결과다.
대신자산운용의 ‘대신디딤올라운드자산배분펀드’도 14.87%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이 펀드는 트럼프 행정부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조선업종과 관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엔터테인먼트 업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성과를 냈다.
다만 자금 유입 흐름을 보면 편중이 뚜렷하다. 신한자산운용의 ‘신한디딤글로벌EMP펀드’가 출시 후 375억 원을 모집하며 선두를 달렸고, ‘삼성디딤밀당다람쥐글로벌EMP펀드’(269억 원), ‘흥국디딤연금플러스펀드’(217억원) 등 일부 펀드에만 200억 원대 자금이 집중됐다.
반면 25개 상품 중 19개는 출시 이후 자금 유입이 50억 원 이하에 그쳤으며, 10개는 설정액이 10억 원 미만이거나 오히려 자금이 빠져나가는 사례도 있었다.
◆ 25개 자산운용사, 각 사 대표 펀드로 조성
디딤펀드는 퇴직연금 시장의 원리금보장형 상품 쏠림을 완화하기 위해 금융투자협회가 추진한 연금 특화 자산배분펀드다. '간단한 분산투자, 단단한 연금준비'라는 슬로건 아래 25개 자산운용사가 각 사의 자산배분 역량을 담은 대표 펀드를 하나씩 내놓는 공동 브랜드 형식으로 조성됐다.
이 상품은 밸런스드펀드(BF) 유형의 자산배분펀드로, 퇴직연금에서 100% 투자가 가능하도록 주식 비중을 50% 이하로 제한하고, 투자부적격채권 편입 비중도 30% 이내로 묶었다. 기존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초기 주식 비중 80% 이상에서 출발해 목표 시점 접근 시 40% 이하로 줄여가는 구조인 반면, 디딤펀드는 일정 수준의 주식 비중을 유지하는 ‘올웨더’ 전략을 취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구조적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기존 자산배분펀드의 보완적 성격에 머물러 상장지수펀드(ETF)나 대체투자 상품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출시 당시 서 회장이 모든 디딤펀드에 동일 금액을 일괄 가입하며 활성화 의지를 보였지만, 실제 시장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 서 회장 임기 종료, 지속성 의문 커져
디딤펀드의 미래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 회장의 임기가 올해 말 종료되면서 그의 주력 사업이었던 디딤펀드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유석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디딤펀드가 조성돼 25개 자산운용사가 각기 상품을 내놓았다”며 “수익률 자체는 무난했지만, 올해 말 서 회장의 임기 종료와 함께 주력 사업이었던 디딤펀드의 향방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일반적인 재테크 상품과는 달리 안정성이 우선시되는 특성이 있어 전용 상품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디딤펀드는 제도적 혜택이 포함된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회장 임기와 관계없이 연금시장 성장에 따라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서 회장의 연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금투협에 따르면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후보추천위원회는 11월 중순~말께 꾸려질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서 회장이 출마 의사를 공식화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단 금투협에서 지금껏 회장 연임 사례가 없었다는 사실이 부담 요인이다. 현재까지는 황성엽 신영증권 사장과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가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유진 기자 yuji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