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추석 명절을 앞두고 삼성, 현대차, LG등 주요 그룹들이 전국 3만여 개 협력사에 약 6조원 규모의 납품 대금을 일제히 조기 지급한다. 명절 전 협력사 자금난이 심화되는 시점에서 협력사들의 자금 여력에 숨통을 틔워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이러한 대기업들의 선제적 대금 지급은 실질적인 자금지원이자 내수 시장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경기불확실성과 고금리, 고물가 여파로 많은 중소 협력사들이 자금압박에 시달리는 가운데 유통, 제조,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재계의 상생 실천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협력사 물품 대금 1조1900억원을 추석 연휴 이전에 최대 12일 앞당겨 지급한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중공업 등 13개 계열사가 참여하며 지난해보다 32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사내에선 ‘추석 맞이 온라인 장터’도 마련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 83곳이 한우·과일 등 101종 제품을 판매한다. 삼성 임직원들은 작년 설과 추석 명절 때 약 30억원, 올해 설에도 15억원에 가까운 상품을 구매하며 지역 경기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협력사의 자금운용 부담을 덜고 중소기업 판로 확대를 통해 지역 경제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협력사 경영 안정과 활력 제고의 목표로 2조228억원의 납품 대금을 최대 20일 앞당겨 지급한다. 대상은 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 등 그룹 계열사와 거래하는 6000여 협력사다. 현대차그룹은 1차 협력사에도 납품 대금 조기 지급을 권고하여 2·3차 협력사까지 '상생 선순환'을 적극적으로 촉진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 설, 지난해 추석에도 각각 2조원의 대금을 선지급했다.
LG그룹 역시 LG전자·LG이노텍·LG화학 등 계열사에서 협력사 대금을 일제히 조기 지급한다고 밝혔다. 롯데는 1만1155개 중소 협력사에 8957억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롯데건설·롯데백화점·롯데마트·슈퍼·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케미칼·롯데웰푸드 등 23개 계열사가 동참하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신세계백화점·SSG닷컴 등 1만700여곳 협력사에 2000억원을 조기 지급한다. 이 밖에 CJ그룹(3000억원), 현대백화점그룹(2107억원) 등 대규모 유통·물류 기업들도 협력사 혜택을 확대한다.
포스코는 제철소 협력사에 4000억원 대금을 명절 전 집중 지급하며 기존 지급 기준을 한시적으로 조정해 거래 대금을 매일 집행한다. 한화그룹도 협력사 2620곳에 거래대금 3035억원을 조기 지급한다고 밝혔다. 한화오션 143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763억원, 한화시스템 357억원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절 집중 자금수요와 경기 침체 우려라는 복합적 상황에서 대기업의 선제적 대금 지급은 협력사의 숨통을 틔우는 실질적 조치”라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