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글로벌 신약 국내서 맞대결
종근당 영업력 더한 위고비…마운자로 추격 떨칠까
위고비, 마운자로. /연합뉴스, 한국릴리
위고비, 마운자로. /연합뉴스, 한국릴리

|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이 글로벌 블록버스터 두 제품의 정면 승부로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먼저 출시된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는 선점 효과를 노렸지만 올해 국내 상륙한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출시 초반부터 폭발적인 처방 건수를 기록하며 판세를 흔들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국내 상위 제약사 종근당과 손잡고 내달부터 공동판매 전략을 가동하며 반격에 나서 시장 구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 강력한 영업력 갖춘 종근당…비만치료제 경쟁 지원사격

2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과 종근당은 위고비의 국내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10월 1일부터 국내 병·의원을 대상으로 위고비의 영업 및 마케팅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올해로 창립 84주년을 맞은 종근당은 자타공인 한국을 대표하는 제약사다. 국내에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만성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강력한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종근당은 위식도역류질환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성분명 데노수맙)’, 당뇨 치료제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 등 굵직한 신약의 공동판매 경험을 통해 제품 인지도 확대와 빠른 시장 침투력을 입증해왔다. 

특히 전국 병·의원에 걸쳐 구축된 탄탄한 영업망과 전문의 대상 마케팅 역량은 위고비의 처방 확대와 시장 점유율 확보에도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난 2019년 말부터 알보젠코리아의 비만치료제 ‘큐시미아’ 공동판매를 해온 만큼 비만치료제에 대한 이해도도 확보된 상태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비만 치료 분야에서 획기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위고비의 파트너사가 되어 기대가 크다”며 “비만 동반질환인 고혈압, 고지혈증 및 당뇨 시장을 선도하며 축적한 종근당의 노하우와 다국적사 및 국내사와의 성공적인 공동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을 적극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비만치료제 경쟁 치열…마운자로 초반 돌풍 

위고비가 마케팅 및 영업력을 강화하는 이유는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마운자로가 국내에 본격 출시됐기 때문이다. 

위고비는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국내에서 정식으로 처방을 시작해 시장을 선점했지만 경쟁약의 출현에 지난달부터 기존 공급가를 용량별로 10~40%까지 인하해 다가올 경쟁에 만반의 대비를 갖췄다.

두 비만치료제의 맞대결이 한 달여가 흐른 가운데 마운자로의 초반 추격세가 매섭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DUR 점검 처방 수 현황에 따르면 마운자로의 지난달 처방 건수는 총 1만 8579건으로 위고비의 첫 달 처방 건수 1만 1368건을 크게 상회했다.

최근 매월 8만 건 이상의 처방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위고비의 실적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향후 두 의약품의 맞대결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마운자로의 경우 국내 공동판매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 한국릴리는 자체 영업 인력을 통해 당분간 직접 판매 구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만치료제는 의사 처방이 필수적인 전문의약품인 만큼 일반 소비자 대상 마케팅보다는 병·의원 중심의 영업력이 곧 시장 점유율로 직결된다”며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일수록 누가 더 강력한 영업망과 의료진 네트워크를 확보하느냐가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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