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형 ZEB 실증사업·디지털 기술활용 등 제시
| 한스경제=한나연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토지주택연구원(LHRI)의 주요 연구 성과를 중심으로 국토·주택 정책의 미래를 논의하는 ‘LHRI 릴레이 정책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11일부터 이달까지 총 3회에 걸쳐 서울 과학기술컨벤션센터(ST Center)에서 진행되며, 학계·연구기관·정부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새로운 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18일 열린 두 번째 세션에서는 ‘기후위기 시대의 미래 공동주택’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기조 강연을 진행한 이상협 LHRI 소장은 '주거 공간 에너지의 여정과 다음 단계'를 주제로 에너지 자가 발전의 가능성과 그간 에너지 시스템의 역사적 발전 및 향후 발전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는 공동주택의 에너지 전환, 제로에너지주택(ZEB) 확대 등 구체적인 정책·기술 방향이 다뤄졌다.
주제발표를 진행한 박시현 LHRI 수석연구위원은 제로에너지주택 확대 대응 발표와 과제에 관해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공공 부문에서 선도적으로 추진 중인 ZEB 의무화 정책과 민간 시장 확산 필요성을 짚었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공공건축물의 ZEB 적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민간에는 5등급 수준 설계 의무화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의 인증 사례가 대부분이라는 지적이다.
발표에 따르면 국내 공동주택의 ZEB 인증 중 75%가 최하위 5등급에 머물러 있으며, 이 중 20층 이상 고층 공동주택은 3등급 이상의 인증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박 연구위원은 “고층 공동주택에서는 지붕 등 태양광 PV 시스템 설치에 유효한 면적의 연면적 대비 비율이 낮아지고, 사례 자체가 없어 관련 연구개발이 매우 미흡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HRI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실증단지 구축에 착수했다. 박 연구위원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군포 대야미 공공임대주택 현장에서 고층형 ZEB 3등급 실증사업을 추진한다”며 “태양광 발전 설비 최적 설계, 성능 가변형 창호, 스마트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구축 등 비용 효율적 기술을 적용해 공공, 민간사업 및 전국 사업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증단지 구축 및 성능 검증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길태 LHRI 연구위원은 탄소 중립을 위한 공동주택 에너지 전환 연구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제로에너지 공공주택 설계 표준화, 노후 건축물의 그린리모델링,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다양한 과제를 소개하며 “공공이 주도하는 실증단지를 기반으로 민간 협력까지 확대해 미래 공동주택의 에너지 전환 종합 연구 체계 및 방향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제로에너지 공공주택 설계 표준화 및 시공기술 개발, 그린리모델링을 통한 노후 공공주택 에너지 성능 개선 등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부합하는 다양한 주택 에너지 관련 연구과제들을 소개했다.
끝으로 ▲탄소중립과 에너지자립을 실현하는 공동주택 모델 구축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효율 ▲누구나 에너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공주택 구현 등을 LHRI의 목표로 내걸었다. 김 연구위원은 “LHRI는 그간 ZEB 실증사업, 신재생 에너지 적용 사업 등 현장 연구를 진행해왔고, 앞으로도 연구를 지속 진행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LHRI 정책 콘서트는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동시에, 기후위기·제로에너지주택이라는 미래 주거의 핵심 과제를 정책과 기술로 풀어가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LHRI는 오는 25일 마지막 세션을 열고 공공주택 및 새정부 주택정책의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나연 기자 nayeo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