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와 기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선수와 팀, 리그 입장에선 든든한 재정 지원이 필요하고, 기업은 브랜드 홍보 효과를 높이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스포츠와 기업은 공생 관계를 이어가며 결국 하나의 거대한 스포츠산업을 형성한다. 한국스포츠경제는 국내 스포츠와 레저 각 분야를 물심양면 후원하는 기업들을 선정해 6회에 걸쳐 조명할 예정이다. 이번에는 1977년 설립 후 긴 시간 국내 배드민턴 발전과 저변 확대에 기여한 요넥스코리아(동승통상)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지난 7월 국내 체육계는 대한민국 배드민턴 간판 안세영과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요넥스의 총액 100억원대 대형 계약 소식으로 들썩거렸다. 안세영은 앞서 5월 대한배드민턴협회가 라켓, 신발, 보호대 등 주요 경기 용품의 개인 후원 계약을 허용한 뒤 여러 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그는 고민 끝에 오랜 인연을 지닌 요넥스와 동행을 결정했다.
안세영과 요넥스의 관계는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광주 지역 배드민턴 유망주였던 안세영은 요넥스가 주최한 '원천배 초등대회(현 원천 요넥스 코리아주니어오픈)'에서 5년 연속 우승을 차지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렸다. 2019년부터는 국가대표 공식 후원사인 요넥스 용품을 사용해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주요 국제대회 금메달을 휩쓸었다. 요넥스와 십수년간 배드민턴 인생을 함께한 안세영은 향후 4년간 요넥스 용품을 활용해 여자단식 세계 정상을 사수하고자 한다.
◆ 단순 홍보 아닌 사회적 가치 창출 목표
요넥스는 한국에서 요넥스코리아라는 이름으로 국내 배드민턴 전반에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세준 요넥스코리아 상무는 본지에 "요넥스가 선수를 후원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브랜드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가'라고 할 수 있다"며 "후원은 브랜드 입장에서 홍보와 이윤 창출을 위한 활동이다. 하지만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인 선수와 팀 후원을 통해 종목 전체 발전과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1946년 창립한 일본 요넥스는 1982년 동승통상을 매개로 국내 배드민턴 시장과 인연을 맺었다. 1977년 고(故) 김덕인 회장이 세운 동승통상은 설립 당시 국내 최초로 배드민턴 셔틀콕을 제조해 일본 및 유럽 지역 수출을 개시하는 등 배드민턴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동승통상은 1982년부터 요넥스의 한국 총판을 맡아 요넥스코리아를 회사명으로 함께 쓰기 시작했다.
요넥스코리아는 1982년부터 2009년, 2019년부터 두 차례 4년 계약으로 배드민턴 국가대표팀을 지속적으로 후원해 왔다. 2025년 기준으로는 대표팀과 함께 안세영, 서승재, 김원호, 공희용, 김혜정 등 국내 최정상급 선수들과 개인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한국이 세계적인 배드민턴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도움을 줬다.
동시에 요넥스코리아는 장애인 국가대표팀, 배드민턴 초중고 엘리트 총 55개 팀 등을 후원해 국내 배드민턴 저변 확대에도 기여했다. 2012년부터는 강남구청 배드민턴단을 인수해 요넥스 배드민턴단을 운영하면서 배드민턴 문화 발전 기여, 스포츠 인재 육성, 선수들의 실업 무대 기회 확대를 돕고 있다.
특히 배드민턴 유소년 성장과 발굴을 위해 긴 시간 노력을 기울였다. 고 김덕인 회장의 아호 '원천'을 따 1994년부터 21년간 원천배 초등대회를 개최한 게 대표적이다. 이용대, 안세영, 서승재, 김원호 등 국내 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이 대회를 거치며 성장했다. 원천배는 2017년부터 코리아주니어오픈과 통합해 원천 요넥스 코리아주니어오픈으로 규모를 키워 운영되고 있다.
김세준 상무는 "요넥스의 철학은 단순한 브랜드 홍보를 넘어, 선수와 함께 성장하고 스포츠 전체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는 데 있다"며 "이는 곧 '스포츠를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요넥스의 장기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 서초 신사옥 시대, 시장 선도 브랜드로
요넥스는 라켓, 스트링, 셔틀콕, 신발까지 배드민턴 전 제품군을 생산한다. 업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일본 나가오카시에 2만5400㎡ 규모의 요넥스 퍼포먼스 이노베이션 센터를 건립한 뒤 분석 및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는 게 요넥스 측의 설명이다.
요넥스는 장기간 쌓아온 노하우, 일관된 스포츠 후원 활동, 검증된 독보적인 제품력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최정상 선수들이 선택하는 브랜드'라는 신뢰를 쌓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글로벌 본사 기준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8.8% 상승한 약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3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일 만큼 업계에서 규모를 키웠다.
요넥스코리아 또한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본사의 성장세에 조응하며 동반 성장을 위해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요넥스코리아는 지난 7월 창립 이래 줄곧 머물렀던 마포구 망원동을 떠나 서초구 양재동에 지상 6층 규모 신사옥을 마련했다. 주력산업인 라켓 스포츠는 물론 골프, 스노보드, 피클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김세준 상무는 요넥스코리아에 대해 "글로벌 시장도 마찬가지지만, 국내에서도 시장을 리드하는 브랜드다"라며 '요넥스만의 독보적인 기술 혁신과 선수 후원을 통해 스포츠 장비 업계 전반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대하고 있는 브랜드다"라고 자신 있게 소개했다.
신희재 기자 gale0324@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