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정책·불법자금 이동 리스크, 기술·제도로 해결 가능"
| 한스경제=김현경 기자 |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동남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특위)이 스테이블코인을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국가 전략 자산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15일 서울 여의도 FKI 타워에서 한스경제·ESG행복경제연구소 주최로 열린 '2025 글로벌 블록체인 포럼'에서 "경제 혁명은 통화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디지털 경제로의 급속한 전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의원은 스테이블코인이 빠른 거래 속도와 낮은 수수료, 24시간 작동 가능한 접근성 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경제 혁신에 막강한 효능을 지닌 새로운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시장의 99%를 점유하고 있고, 자국 통화가 불안정한 국가에서는 사실상 통화 대체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EU는 미카(MiCA)법을 만들었고 일본과 싱가포르, 대만 모두 준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한국 경제에 가져올 잠재력으로 세가지를 꼽았다. 첫째, 외국인 근로자 송금 시장이다. 안 의원에 따르면 국내에는 약 100만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근무 중이며, 이들이 벌어들이는 연간 임금 총액은 30조원, 그중 7조~8조 원이 해외로 송금된다. 안 의원은 "이들 중 일부는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본격적으로 도입할 경우 송금 비용과 시간 모두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내부 결제 혁신 역시 주요 활용처로 언급됐다. 안 의원은 "삼성전자, LG엔솔 같은 대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 내 연간 수백억 달러 규모의 내부 거래를 처리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환전 비용도 막대하다"며 "삼성전자 단일 기업만 해도 연간 700억달러의 거래에 약 1억달러(약 1400억원)의 환전 비용이 소요되며, 이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대체하면 거래 효율성과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K콘텐츠 및 관광 소비 촉진에도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소비자들이 K-굿즈 구매나 한국 여행 시 겪는 환전과 결제의 불편함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해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안 의원은 "K-콘텐츠 팬들은 디지털 자산에 익숙한 세대이며,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결제는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여 소비 확장을 견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연간 30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관광객 소비 역시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더 많은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안 의원은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리스크로 '통화 정책과 외환 정책의 안정성 저해'가 꼽힌다면서도 기술과 제도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금융당국과 경제 전문가 사이에선 스테이블코인 확산으로 중앙은행의 통화 조절 기능이 약화되고, 블록체인 특성상 자본 통제를 우회하거나 불법 자금 이동에 악용될 우려가 제기돼 왔다.
안 의원은 이에 "기술적·제도적 방안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블록체인에 내재된 기술적 특성을 활용, 정부 정책 목적에 맞는 알고리즘을 코인에 내재시키고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한다면 리스크를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안에 이런 예방장치를 담기 위해 노력했고, 기술과 제도가 함께 한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한 문제"라고 밝혔다.
아울러 안 의원은 "스테이블코인 시대를 맞아 리스크는 최소화하되, 그 효능을 최대한 활용해 대한민국의 성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라며 "우리가 한 발 먼저 움직인다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대한민국의 통화 주권을 지키고, 기축통화로서의 역할까지 바라볼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진정한 승자는 그 뒤에 숨은 기회를 잡는 사람들"이라며 "우리나라가 스테이블코인 시대의 승자가 되고, 여러분이 그 성장의 주역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현경 기자 khk@sporbiz.co.kr



